Jun 26

원래 수습 개념으로 3개월 계약이었는데, 오늘 다시 계약서 사인했다.

 

Jun 26

, 지금 이건 호박나물이 먹고 싶은 거야. / 돈 벌면 침구랑 커텐을 제일 먼저 바꾸고 싶었는데 두 달은 귀찮아서 미뤄두다가, 그가 집에 왔을 때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싸돌아다니며 침구를 샀다. 그때 이미 왠지 그가 이 이불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묘한 느낌이 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오랫동안 사고 싶었던 거니까! 한번씩 세탁하고 쓰려고 하는데 집에 건조대가 하나고 어차피 그렇지 않아도 이불 두 개를 널 공간은 없어서 어제는 까는 패드, 오늘은 이불로 나누어 빨았다. 오래된 이불을 걷어내고 어제 빨아서 마른 패드를 끼우면서 이렇게나 간단한 일을 왜 미뤘을까 하면서도 미룰 만하니 미뤘겠지 라고 속 편한 합리화를 했다. 내일 새 이불을 덮고, 다음날 새 베개 커버까지 씌울 테니 이걸로 사흘의 행복한 순간은 보장되었구나. 방금 전까지 태우던 버베나 바질향이 공기에 남아있고, 새 침대에 옷을 벗고 누우니 여름이 왔구나.

 

Jun 24

아 오늘 콜 세 개 있었는데 마지막 콜 폭망했다. 내용 없는 소리 지껄이는 바다 건너 콜 너머의 누군가를 매우 치고 싶은 심정으로 살벌하게 한 시간 반을 버텼다. .

 

Jun 23

허벅지가 가려워서 긁다보니 얇은 바지 너머로 따끈한 기운과 함께 볼록 솟은 게 느껴졌다. 모기였구나. 어젯밤에 물린 모기였구나. 그가 하는 말은 여전히 내가 하는 말 같아서 이상할 지경이었다. 신기하게도 때로 그의 말은 '이해'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아서 새카맣게 슬퍼진다. 그런 빽빽하여 말끔한 오해를 하게 된다.

 

Jun 21

어제 1시 결혼식에서부터 맥주를 까기 시작해서 신사로 이동해 막걸리 소주 보드카로 주종을 넘나들며 달렸다. 11시 반 쯤 슬슬 파하려는데 내가 올린 카페 공지에 "란 보고싶다고"라는 댓글이 달린 걸 봤다. 그에게 연락을 해봤는데 전애인이 와서 얘기를 좀 할 거라며 내일 보자는 답이 왔다. 마침 3분 거리에서 로데미나 중이라 얼굴이나 비추자는 마음으로 내려갔는데 정말 간만에 본다며 안아주는 사람들 속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굽 높은 구두를 신고 하루종일 놀아서 발이 터질 것 같았는데 한 딴다 추자며 내민 손들에 이끌려 땅고화도 아닌 구두를 신고 세 딴다 췄다. 내가 우는 걸 봐서인지 평소보다도 훨씬 따뜻한 품들이었다. 그리고 뒷풀이까지 가서 앉아있다가 4시반쯤 나와 잠들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외롭지 않았다. 등이 시리지도 않았다.

 

Jun 18

회사 인터넷이 다 차단돼 있어서 일 없늘 때 할 수 있는 딴짓이 정말 없다. 오늘은 하루종일 일 없을 때마다 맥주에 대해 읽었다...ㅋㅋㅋㅋㅋㅋㅋ 6시쯤 되니 선배가 뒤에서 피식 웃으면서 설마 OB맥주로 옮기려는 거냐고(최근 통역사 채용 공고가 났단다) 물어왔다ㅋㅋㅋㅋ

 

Jun 17

나는 단어에 집착하는 편이라 AOC check (account opening check check?!), BCP plan (business continuity planning plan??) 같은 말이 너무 싫다ㅋ 우왕ㅋ ATM 머신 같으니라구...

북극곰 역전앞 메밀소바 같은 건가요..ㅋㅋㅋ

ashrum 그래서 저는 남해바다라는 말도 시러합니다~ ㅋㅋㅋ 족발은 그나마 관용어라 봐줍니다만 ㅎㅎㅎ

북극곰 차이티도 차+차래요~ㅋㅋㅋ

 

Jun 17

메르스 사태가 악화되면 분리근무를 시행하게 되는데, 우리 부서가 이런 계획을 짜는 부서라 당연히 시범훈련 대상에 포함되어서 오늘 분리근무를 실시했다. 덕분에 오늘 8-2시 근무! 2시라니!! 세상에 2시라는 시간도 존재했나여? 덕분에 오늘도 선배가 들어갈 내용 하나도 모르는 콜 통역 들어가야 되긴 하지만...ㅋㅋㅋ 아 빨리 2시 되면 좋겠다...

 

Jun 17

내일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비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어떤 시절의 끝은 막을 수가 없다.

 

Jun 16

칭찬 들었다..._ㅠ 상냥해ㅜㅠ... 통역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망하는 거라 칭찬해주는 사람도 잘 없어서 한번씩 맘씨 고운 사람이 덕담처럼 툭 던져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오늘은 나도 만족!

 

Jun 16

평소에 자주 하고 있는 H&S, BCM, Security, OR은 이제 꽤 익숙해졌고 FM도 그럭저럭 하겠는데 AM은 노출이 안 되다 보니 늘 긴장이 배로 된다. 오늘 간만에 선배 회의가 겹쳐서 내가 들어가게 됐는데 무지 떨린다. 2시간 남았네. 자료를 미리 받아서, 선배가 번역해줄 수 있다고 했지만 내가 하기로 했다. 지금 따로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남이 준 걸 읽는 걸로는 한계가 있다. 읽었을 때는 다 알겠는데 막상 번역하려고 보면 구멍이 숭숭 나 있기도 하다. 그러면 말하다가 막히게 된다는 소리지... ~_~

 

Jun 16

야맹증이 심해지는 꿈을 꿨다. 아무것도 앞이 보이지 않았다. 3시 반 쯤 왠지 너의 연락이 와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깼다. 한 시간 쯤 전에 온 메시지를 보는 순간 머리에서 피가 쫙 빠지는 것처럼 서늘한 기분이 들면서 정신이 말똥해졌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반응하는 거야.

 

Jun 15

애인이랑 관계의 온기가 절정을 달릴 때 오로지 언젠가 그와 춤을 추겠다는 열망만으로 발보아 수업을 신청했는데 수업의 시작은 새 남자가 등장한 이후였다. 발보아가 재미있는 춤인 건 맞지만 (전혀 관심이 없다면 아무리 애정이 커도 수업을 듣겠다고 들진 않았을 것.) 고작 두 번째 시간에 그런 재미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이게 땅고도 아니고!) 해서 지금 수업을 들으러 가고는 있는데 영 즐겁지가 않다. 출장 나간 애인은 연락이 되지 않는 와중에 나는 청력이 저하되든 말든 새 남자와 같이 들은 노래를 닳도록 듣고 있고 가는 길은 멀고 참으로 일차원적인 성가심에 휩싸여 있다.

 

Jun 13

요즘 책이든 뭐든 읽을 때마다 직업병에 시달린다. 한국어로 된 번역서를 읽으면서 원문이 어땠을지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번역을 할 때 했던 고민(예를 들어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어를 다시 한번 써줘야 할지 그냥 쭉 가도 말이 될지)과 유사한 고민의 흔적이 발견될 때는 문장을 속으로 고쳐보기도 한다. , 이게 최선이었겠군. 일 때도 있고 음, 좀 더 다음으면 좋겠군. 일 때도 있다. 번역서인데도 좋은 단어를 보면 반갑고, 한국어 느낌이 나는 표현에는 박수를 보내게 된다. 이걸 생각해내고 얼마나 뿌듯했을까! (물론 이 모든 것은 원문을 모르고 이루어지는 것이긴 하다.) 그리고 영어로 된 기사를 읽을 때는 탐나는 표현들을 머리에 담는다. 이 동사 좋다! 다음에 쓰고 싶다! 라든지. 관사를 뭘 썼는지 확인하고 한국어와는 다른 지칭법 같은 것을 유념하며 읽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다보면 글 내용이 머리에 잘 안 들어온다. 내용을 봐야 되는데 너무 글자에 관심이 쏠린 까닭이다. 그래서 그냥 한국인이 한국어로 쓴 글을 읽을 때가 요즘은 머리가 제일 깔끔하다.

 

 

Jun 12

왜 사니 OTL 술을 좀 끊자 제발 오늘도 회사에 간다니. 쥐구멍에 가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주에서 포도향이 나는 날은 조심했어야지(...)

 

Jun 11

나름 칼출근에 칼퇴를 하는데도 8시간 근무(+1시간 점심)는 어마어마한 거구나. 오늘 자리에 앉는 순간 헉 내가 왜 또 여기에?! 싶어서 생각해보니 월요일은 퇴근 후 발보아 수업 들었고 화요일은 퇴근 후 알바, 수요일은 퇴근 후 스터디였다. 저녁에 내 시간이라기엔 좀 애매하게 시간을 보내고 나흘째 사무실에 앉으니 이건 마치 퇴근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은 기분ㅋ 그리고 업무연속성관리(재난 등 위급, 돌발상황 발생 시에도 기업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팀이 내 소관이라 요즘 미친듯이 메르스 번역만 하고 있어서 내 업무의 연속성이 지긋지긋하리만치 보장되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정말 퇴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이 번역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겠돠... 매우 짧긴 해도 회사 가려고 준비하는 시간과 이동시간을 생각하면 7시반에 일어나서 7시에 집에 오니 거의 12시간을 회사에 쓰는 거고, 남은 12시간 중 5-6시간 정도 자면 6-7시간 정도가 남는 거잖아. 아 회사에 있는 시간 너무 길어ㅜㅜ

 

Jun 11

남자를 만나는 것 말고도 사실 이것저것 하면서 살고 있다. 오늘은 몇 개월 전만 해도 나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과 스터디를 했다. 선생님(이제 선배나 스파라고 불러달라시는데 잘 안됨~_~ 언젠가 언니라고 할 수 있을까!)은 내일 퇴직연금 관련 통역이 있는데 긴장 된다는 말을 남기고 귀가하셨다. 여전히 좋은 표현을 잔뜩, 그것도 정확하게 잘 쓰고 싶어하신다. 여전히 "ㅇㅇ는 영어로 뭐라고 하지?"같은 질문을 하신다. 여전히 통역 전엔 배가 아프고 긴장이 된다고 하신다. 여러 '여전히'들 중에 원치 않는 것도 있지만 여전히들은 한 묶음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몇 년이 지나 '여전히'인 상태이고 싶다.

 

Jun 11

돌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돌았나보다. 그런데 돌다보면 때로 원래 자리로 오기도 한다. , 제대로 돌 것.

 

Jun 9

난 노는 걸 좋아하지만 게임은 좋아하지 않아. 게임을 하지 않고는 노는 것 같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과는 놀 수 없지 뭐.

 

Jun 8

6시쯤 만난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됐더라. 머리를 감겨줬는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어. 평소의 장난기 어린 눈빛이 사라져 있었어. 그보다 훨씬 더 어리고 민감하고 취약한, 아무런 계획도 속셈도 없는 눈이 되었지. 네겐 그 얼굴이 더 어울려. 원래의 눈빛에 흥분되긴 하지만. Make love 같은 건 원하지 않아. 하지만 나를 함부로 대해서는 안돼. Fuck과 섹스의 경계에서 잘 계획된, 대담하지만 위태롭지 않은 방식으로 놀자. 네 몸은 참 따듯해.

 

Jun 8

바닷물을 잔뜩 들이킨 줄 알았는데 들이켰더니 바닷물이 아니게 된 걸까. 목이 안 마르네. 역시 중독이었던 걸까. 금단증상은 있지만 몸에 넣어주면 기분도 좋고 상태가 괜찮아지지.

 

Jun 4

오늘치 커피를 마시는데 와 이런 쓰레기같은 맛을 보았나. 사무실 머신도 꽤나 커피 질이 나쁜데도 도저히 이건 못 먹겠어서 버리고 사무실 커피 받는 중...

 

Jun 4

어젯밤에 너무 피곤해서 마스크팩을 떼지도 않고 창문도 안 닫고 잠들었다. 그리고 출근. 쉴 새 없이 번역을 하고, 며칠 전 길에서 우연히 만나 바로 옆 건물에 근무한다는 걸 알게 된 고등학교 동창과 점심을 먹고, 또 정신없이 번역을 했다. 퇴근 후 성큼성큼 걸어 대학원 선생님(!)을 만나 저녁을 먹고 스터디를 했다. 스터디가 좀 길어져서 9시반에야 알바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제 마치 통역을 하듯 번역을 하는 득도의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지라 전혀 늦지 않게 끝났다. (생각할 때마다 감개무량함.) 그리고 집에 들어오면서, 나 오늘 이런 하루를 보냈어 하고 그의 얼굴을 보고 얘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편의점까지 갔지만 차마 가게까지는 갈 수 없었다. 바닷물을 들이키는 거야, 그렇게 생닥했다. 서른 걸음을 남겨두고 돌아왔다. 그리고 내 방 불을 켜면서 생각했다. 내가 언제 그렇게 하루 일과를 조곤조곤 얘기해줄 사람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고.

 

Jun 4

비밀의 공원님 포스팅을 보고 바닷물을 퍼마시지 않기 위해서라고 다짐하며 침대에 누웠다.

비밀의 공원 그게 과연 바닷물인지 혹은 바닷물 퍼먹는게 내게 지금은 안하는게 좋은일인지는 개인에 따라 다른거지만요 ;)

우붐_부움 @2pinkpink2 마실수록 목이 말라지는 걸 보면 바닷물이어요. 사실 그 자체가 바닷물이라기보다는 제가 조금씩이 아니라 막 퍼먹어서 바닷물이 '되어버린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지만요. 오늘밤은 덕분에 넘겨요! :D

 

Jun 3

메르스 덕분에 번역폭탄이 떨어져서 머리가 지끈지끈 (우리 부서에서 health & safety와 업무연속성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Jun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주령을 지키지 못할 나인 걸 알지만 적어도 토요일까지는 금주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Jun 1

나는 멈추기 싫어서 계속 달리는 걸까, 계속 달리고 싶어서 흘러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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