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1
그는 혼자 자는 것이 싫다고 했다. 안아주고 싶었다. 나는 그에게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나를 안아주고 싶었다. 그러고보면 애인은 나를 전혀 비추지 않은 불투명한 벽인데 그는 나를 거의 똑같이 비추는 거울 같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이미지이고 그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않는다. 그는 결코 너와 같은 방식으로는 외롭지 않아. / 전속력으로 내달리고 있었는데 오늘 본 연극의 잔상이 계속 떠오르면서 브레이크를 걸어주고 있다. 도취만이 아니라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의 몸에 난 할퀸 자국들도 발갛게 부어올랐다 이제 아물고 있겠지.
May 29
오늘은 그냥 가는 길에 셌다. 딱 100걸음, 그렇구나.
May 28
J와 순천에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두 번째 밤에 자위 얘기를 꺼냈다. 나로서는 굉장히 오랫동안 (무려 6년!) 참아온 주제. 내가 이 구역의 사만다다 같은 태도를 늘 견지하면서도 결정적으로 수줍음이 많은 나는 사실 (친구들은 믿지 않겠지만) 말을 가려서 하고 그 동력은 부끄러움이다. 안 부끄럽고 싶은데 부끄러운 것들이 많이 있다. 어쨌든 자위도 그 중 하나였다. 자위를 언제부터 했느냐,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초등학생 언젠가부터였다. 그리고 클리토리스 자극에서 오는 쾌감을 알지 않고는 할 수 없는 행위를 했던 어린 시절의 어떤 장면이 머릿속에 아주 또렷하게 남아있는데 그 배경은 분명 6살에서 8살 사이에 살았던 집 앞마당이다. 그리고 제일 친하던 초등학교 친구와 아주 야한 설정으로 킥킥거리며 인형놀이를 했던 어떤 방의 기억과 이미지도 꽤 또렷하게 남아있다. 몇몇 외국 소설책에서 어린 아이가 성에 눈뜨는 장면을 묘사해놓으면 그게 그렇게 마음에 들었다. 다른 작품은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미들섹스에서 꼬마(였겠지?)가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쾌감을 느끼는 장면이 있어서 안도했던 순간의 기억이 있다. 그러고보면 소설은 언제나 내게 위안을 줬다. 내 주변에는 나 같은 사람이 없지만 소설 속에는 내 조각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쩄든, 언제부터 이렇게 야했냐는 질문을 최근에 받았는데 대답하기가 참 애매했다. 날 떄부터 야했을 걸? 야하다는 것은 순수의 이미지와 반대극에 있는 것처럼 비춰지곤 하지만 나는 정말 순수하게, 야하다. 그게 뭐.
May 28
그의 가게에서 집까지 몇 발자국인지 세어보려고 하는데 매번 가게에서 나올 때면 너무 들떠있어서 까맣게 잊고 만다. 소중한 단골집을 잃고 싶지 않아서 차라리 마음을 멈추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얼굴을 안 봐야 되는데 '보고 싶으면 보자,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주의가 어떻게 제어가 안 된다. 내가 제어를 안 하려고 하는 건 아닌가 생각을 안 해보는 건 아닌데 아니, 정말로 경험 상 절대 끝이 좋을 수 없다는 게 뻔히 보이는데 왜 난들 제어를 안 하고 싶겠나. 게다가 속도 불필요하게 복잡해진다고. 그런데 나는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금세 달리기 시작하고 도무지 멈출 수가 없다. 이게 다 요즘 탱고를 안 춰서 생긴 폐해다... 진심 그렇게 생각함...-_-)a 어제는 속이 너무 시끄러워서 혼자 노래방에 가서 세 시간 반을 놀았다. 사실 영화를 보려고 집에서 나온 거였는데 충동적으로 노래방에 가고, 한 시간만 있으려고 했는데 또 충동적으로 계속 계속 곡을 입력하고 있었다. 이런 충동적인 에너지가 이렇게까지 넘치는 건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다. 그렇게 노래를 입력하고 있는데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에게도 이런 에너지가 있는데 그걸 이해받지 못하고 공유하지 못하고 아빠와 3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내고 있는 엄마 생각이 났다. 얼마나 외로울까 생각했다. 내가 그렇듯이. 하지만 그걸 다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다가는 지금쯤 이혼했을 거 같다는(...)ㅋㅋㅋㅋㅋㅋ 시부럴 사는 게 그렇지 ㅋㅋㅋ... 아빠 핸드폰에 '한 글자만 바꾼 여자 이름'이 저장되어 있고 바람을 피웠던 그런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었었는데 나는 그 얘기를 시간이 흐른 뒤 듣고는 둘 다에게 화가 났다. 아빠가 싫었고 그걸 말해준 엄마도 싫었다. 이해를 할 수 없었던 듯도 하다. 그런데 그 바람이 이렇게 쉽다. 아니 몰랐던 건 아닌데, 이제는 소위 말하는 '주체할 수 없는 성적 욕망 때문에 어쩔 수 없이'라는 식의 합리화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너무 잘 알아서 더더욱 굴복하게 된달까.
May 27
은행에서 일하는데 풍수지리 전문가 통역을 하게 될 줄 알았겠나. 통역 지원 나왔는데 지금은 외국인 행장 만나는 중이라 대기 중.
May 27
생각해보니 어제 아침에 먹은 사후피임약 때문에 호르몬이 농간을 부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호르몬 띱때끼야. 아 물론 콘돔을 안 쓴 건 아닌데 문제가 좀 생겼던 것일 뿐...=ㅅ=)a
May 27
혜성같은 새 남자의 등장으로 일상에 자극이 추가되니 믿을 수 없는 에너지가 샘솟았다가도 믿을 수 없도록 가라앉아서 요동치는 기분을 다스리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 이전까지의 일상이었던 것-직장, 애인-이 한없이 따분해지고 존재감이 희미해진다. 안정의 가치를 없어졌을 때 절절하게 느낀다. 에너지를 주체를 못하겠다. 자기파괴의 데자뷰는 떨치고 싶은데 그만한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
May 25
종합소득세 납부계산서가 부산집(=내 주민등록 상 주소)으로 갔다. ^^... 엄마 생각의 두 배 이상 금액이 찍힌 걸 본 엄마는 배신감에 몸서리 치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제기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게 집으로 날라가는 줄 몰랐다고!!!😂😂😂 당장 주소 이전을 해야지.. 귀찮아서 안 한 내 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국세청이 이렇게 부지런할 줄이야?!
May 24
나는 네가 앉은 의자 등받이에 팔꿈치를 괴고 있을 때 행복하다.
May 22
손은 건조하고 조금 거칠었지만 속살은 부드러웠다.
May 21
화장실이 없었다면 회사를 어떻게 다녔을꼬.
May 19
저 싸늘한 여자랑 일하기 힘들다. #으아아아아아_대나무숲
May 18
주말 내내 꽤 들떠 있었고 피곤의 정도에 비하면 많은 일을 해내기까지 했는데 오늘은 에너지가 심히 바닥이다. 무슨 조화야...라고 생각했더니 뉴문이군요...
May 15
미친 한 주를 마치고 급 머리를 잘랐다. 베카님과 갔던 시간의공기에 앉아 약봉투를 뜯어 일기를 썼다. 아 드디어 끝났네에에에!!
May 14
난 젊으니까 체력으로 메꾸면 돼. 이틀만 더 버티자.
May 13
힘든 날이었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일 출근을 안 하면 좋겠다. 그럴 수가 없지만.
May 12
곧 일주일 출장을 떠날 텐데 (이제는 정글이 되어버린) 가든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큰 통을 사야 해서 오늘밤 바쁠 예정이었던 애인. 행사를 이틀째 치러내고 들어와 첫 동시통역을 앞두고 매우 긴장 중일 예정이었던 나. 그래서 어젯밤 전화하면서 오늘 저녁에 만나는 건 좀 무리라고 결론 내렸었다. 역시 내 애인 이런 거 섭섭해하지 않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저녁 먹을까? 하길래 알고 보니 나랑 저녁 먹으려고 통을 아침에 사다놨다구우? 오늘치 사랑스러움 급속 충전.
May 11
힘들구나. 모래놀이도 사실 6시간씩 통역하고 그랬는데 이렇게 힘들진 않았는데. 그건 공간과 사람의 에너지 덕이었나보다. 인자하고 이해심 깊은 할머니가 내담자의 모래상자를 보며 아픔을 짚어내고 치유의 과정에 매 순간 감사하고 경탄하며 보내는 6시간과 (나는 관심도 없는) 기업 리스크 관리에 대한 트레이닝 세션으로 저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 필수라서 들어와 앉아있는 직장인들과 보내는 6시간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내용도 하나도 모르고 아직 기호도 없으니 전부 받아 적어야 되고 미치고 팔짝 뛸 노릇. 4시간 남았다. 불편한 정장 원피스를 입고 홀로 밥을 밀어넣고 있으니 아아 기분 한번 처량하군.
May 10
집에서 나오는데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셨다. 어제 명지에서 주무셨는데 큰손녀 서울 가기 전에 얼굴 볼 거라고 아침부터 그 먼 길을 아픈 옆구리를 이끌고 달려오셨다. 중간중간 쉬면서 오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내가 집을 떠나기 한 10분 쯤 전에야 도착하셔서는 작별 인사를 하다가 끝내 울어버리시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프고 짠하던지. 뭘 우시고 그러냐고 헤헤거리며 도닥여드리는데 아 이건 마치 내가 아주 어린 아이에게 하는 것과 똑같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안의 아이들.
May 10
다음 주가 드디어 큰 행사다. 첫 동시통역(위스퍼링 제외)을 부스에서 하는 날이 중간에 떡하니 버티고 있고 당장 내일도 자료 하나 없고 내용도 하나 모르는 트레이닝을 하루종일 통역해야 한다. 순찬지 위스퍼링인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다만 하루종일인 걸로 봐서 순차일 거라고 짐작할 뿐이다. 어쨌든 가장 문제는 동시인데... 마치 처음 운전대를 잡고 도로로 나갈 때 이런 기분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면허는 있지만 (=졸업은 했지만) 실전은 처음. 어딘가에 세울 수는 없고 길을 잘못 들더라도 그대로 쭉 달려서 어떻게든 목적지로 가야만 하는 여정. 그런 긴장을 읽은 엄마가 기차 타러 오는 길에 한 말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ㅋㅋㅋㅋㅋ "욕이 살 뚫고 들어오겠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마음으로 하면 된다는ㅋㅋㅋㅋㅋㅋ
May 10
다시 서울 가는 기차 안.
May 8
서울 생활 8년차. 집에 가는 의식 같은 식사다. 이런 '의식' 메뉴는 하나 정하면 주구장창 그것만 먹는다. 원래 정말 한참동안 버거킹 주니어와퍼세트였는데 누들박스가 생긴 후로는 팟타이만 먹고 있다. 시간이 좀 있어서 푸드코트를 가게 되면 알밥. 특별히 엄청 맛있어서라기보다는 왠지 서울역에만 오면 먹고 싶어진달까. 나는 꽤나 충성도가 높다. 음식이 아니라 기억에. 근데 나 어느새 8년차라냐. 아이고 무시래이.
May 8
회사에 도착해 메일함을 여니 오후 2시부터 서너 시간 가량 통역 지원을 부탁하는 메일이 와 있다. 자료를 요구하자 그런 거 없다고 한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번역을 하고 있는데 11시쯤 다른 통역사에게 갑자기 3시 콜 지원 요청이 들어온다. 그런데 마침 3시에 다른 콜이 있었던 그 통역사는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내게 넘긴다. 그러면 기존 일정은? 별 수 없다. 3시 요청이 더 직급이 높은 사람이 들어가는 회의니, 내가 거기 들어간 1시간은 통역 없이 진행하고 끝나면 다시 돌아오기로 한다. 3시 콜 자료는 11시 반에 오는데 양이 어마어마하고 원래 내 담당이 아니라 뭔 얘긴지도 모르겠다. 일단 밥을 먹고 오니 2시까지 1시간밖에 안 남아서 열심히 자료를 본다. 그 와중에 간간이 번역 요청을 처리한다. 1시 50분, 갑자기 3시 지원 요청을 했던 사람이 다른 더 중요한 회의가 생겼다며 콜은 못 들어갈 수도 있다고 통보한다. 그래도 아주 못 들어가는 건 아닐 수도 있으니 자료는 계속 봐야 된다. 정신없이 자료를 훑다가 2시에 지원을 들어간다. 2시 50분 쯤 되니 정신이 산만해진다. 3시는 가야 돼 말아야 돼? 아무 말이 없다. 전화를 한다. 안 받는다. 문자를 보낸다. 안 들어가게 됐단다. 지금 참석중인 회의에 집중하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는다. 통역한다, 통역한다, 통역한다. 모르는 내용에 말도 빠르고 나 말고 다들 이 분야 전문가다. 머리에 쥐가 나려고 한다는 생각이 여러 차례 스친다. 길었던 회의가 끝나고 시계를 본다. 5시 30분. 자리로 돌아가 통역 지원하는 동안 밀린 번역 업무를 처리하고 퇴근한다. 오늘 내 스케줄이었다. 인하우스 통번역사라는 게 얼마나 '힘' 없는 자리인지. 통역이 어떤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지는 고려 사항 중 가장 마지막 순위이기나 하면 다행이고 거의 대부분은 그 축에도 끼지 못한다. 필요할 때는 급하게 찾고 필요가 없어지면 가장 먼저 잊혀진다. 그게 절망스럽지는 않다. 다만 이 한숨 나오는 상황을 오늘만큼은 꼭 적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May 7
오늘 적고 싶은 일기가 많아서 포스트잇에 단어로 메모까지 해왔는데 하나는 뭔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고, 메모에는 없지만 또 적고 싶은 것도 생각나고 했지만... 졸려서 안 되겠다. 일단 자야지. 칭찬 받은 것만 좀 쓰고. 오늘 그룹에서 보안 쪽 매니저가 방문해서 정신없이 통역했다. 김 부장님이 지난 번 지원 들어왔을 때와 확 달라졌다고 업무 파악이 많이 됐다는 게 느껴진다고 한 마디 하셨다. 이렇게 기분 좋을 수가. 그리고 지난 목요일에 남 이사님에게서 "잘 했어."라는 말을 들었던 것도 기록해둔다. 물론 그냥 칭찬 들었다고 헤벌레만 하고 있는 건 아니고 요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칭찬을 스스로 깎아내릴 필요는 없으니 그건 또 충실히 기뻐해줘야지. 아아 아무튼 일단 지금은 매우 졸리다. 자자.
May 7
작년 초에 내가 선배들과 같이 알바를 할 때, 나는 어쩌면 선배들이 이렇게 말도 안 걸어주고 나를 쭈구리로 내버려두나 불만을 가졌었다. 그런데 내가 선배가 되어보니 알겠다. 정말 말을 걸고 싶지 않다. 동기라도 말 걸기 귀찮은 마당에 후배는 더 하다. 나는 이미 지나온 세계이기에 크게 궁금한 것도 없다. 그리고 내가 후배일 때는 내가 먼저 말을 건네지 않고 이렇게 있으면 살갑지 않은 후배라고 생각할까 두려운 마음도 좀 있었는데 정말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었다. 선배가 되어보니 후배가 말을 걸든 말든 그것도 관심이 없다. 아니 오히려 그냥 어색함 내뿜지 않고 있어주는 게 고맙다. 이 경험을 지금 내게 끌고 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나와 함꼐 일하는 선배의 마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겠지. (그런데 재밌는 것은, 아무튼 그렇게 어색 돋느라 선배들에게 딱히 살갑게 대하지 못한 나는 선배들을 잘 모른다. 그런데 지금 후배들 중에 종종 나한테 말 걸고 좀 귀찮게 했던 사람들은 나를 '안다'. 다가가기 귀찮고 다가오는 것도 귀찮지만, 그 단계를 조금 지나면 편해지면서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거참 아이러니다. 선배가 나한테 일말의 관심도 없을 것이고 적극적으로 귀찮아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라는 점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이 사람과 어떻게든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번거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 관건은 어떻게 불편한 순간을 덜 불편한 것처럼 만드느냐 하는 것일까.)
May 6
간만의 한국어 귀여움 폭발ㅋㅋ 요즘 애인이 바쁘고 피곤해서 주로 영어로 얘기하다보니 이런 일이 잘 없었는데 역시 나흘 쉬고 나니 얘도 머리가 돌아가는 것이었다... (애인네 회사는 노동절에 근무하고 토일월화 쉬었음.) 이 뒤에 다른 표현 질문도 했다. 장하구나 애인이여! 아무튼... 나는 오늘 정말 최선을 다해 아무것도 안 했다. -ㅅ-)a 어제 하던 청소 좀 마무리하고 목욕탕도 다녀오고 세탁도 찾아오고 맥주도 마셨지만 아무튼 별 거 안 함. 오늘 로맨스가 필요해 2를 다시 보면서 떡볶이를 먹는데 역시 열매에게는 윤석현보다는 신지훈이 좋은 상대인데 말이다! (버럭) 다음 주에 회사에서 큰 행사가 있어서 자료를 좀 보고 공부를 해야 하는데 요즘 회사에 있을 때는 바빠서 다른 자료 볼 시간이 없다. 그래서 오늘 좀 보려고 자료를 들고 나왔는데 음 역시 노는 날에 그딴 게 눈에 들어올리가...
May 4
3일을 쉬니까 드디어 머리가 좀 돌아가는 것 같고 집 청소도 할 수 있었다. 주 4일 근무의 꿈을 언젠가 실현하고 싶군... 청소를 하다가 페브리즈를 꺼냈는데 커다랗게 "매장용"이라고 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너의 처음과 좌절이 기억났다. 너는 어떻게 그 시절을 보냈을까. 오늘 핸드폰에서 회사 좌석배치도를 지웠다. 사람 이름이랑 직책이 잘 기억이 안 나서 틈날 때 보려고 찍어 놨던 거였는데 어느새 쓸모가 없어졌다. (딱히 볼 일도 없었지만.) 생각보다 금방 많은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 회사에서는 내 "포지션"이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과장급에 기대되는 일, 부장급에 기대되는 일, 뭐 그런 식으로. 지금 통역사로서 내 포지션은 기껏해야 사원급일 텐데, 통역계의 부장급이 된다는 건 어떤 능력을 요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꼭 부장급이 중요한 건 아니고, 직책이 올라간다는 것의 의미랄까.) 그런 게 있기는 한 건지도 모르겠고. 하긴 한낱 사원이 부장급의 역할이 뭔지 알 수가 있겠나. / 일을 시작하고 아주 사소한 일상의 변화는, 무엇이든 이어폰을 끼고는 거의 안 듣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이제는 내 귀도 밥줄이란 생각이 들어서 조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