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31, 2014

오늘 친구 아마추어 뮤지컬 동호회 공연을 보러 갔는데 나이차 제일 많이 나는 커플이라고 선물 받았다. 소극장 공연에서 선물 주고 뭐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 질문이 나온 것도 웃겼고 10살 차이라고 말한 순간 온 극장이 술렁여서 키득키득 웃었다. 애인에게 welcome to Korea를 날려줬다.

 

Aug 30, 2014

9월에 엄마의 두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엄마 자식같은 작품들 전시하는 자리에 진짜 자식이 빠질 수 있나. 원래는 전시 기간 중 주말에 갈 생각이었는데 역시 오픈 날 전시장에서 얼굴마담도 좀 하고 축하도 해드리고 싶어서 기차표를 끊었다. 근데 내려가는 건 별 문제 없는데 올라오는 거는 새벽 1시쯤 서울 도착하는 거랑 6시반에 부산에서 기차 타는 거랑 뭐가 나은지 못 고르겠다...=.,=)a 시간만 봐도 피곤이 몰려온다 끙.

 

Aug 29, 2014

표 사는데 중앙 제일 마지막줄 (작은 상영관임) 빈 자리가 하나길래 양옆으로 쌍쌍이겠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양옆으로 혼자 온 관객이었다 ㅋㅋㅋ

 

Aug 29, 2014

다음주 개강을 앞두고 금요일 낮 스터디가 취소돼서 아침 스터디만 하고 영화 보러 왔다아아. 왠지 간만에 해가 쨍해서 그런가(?) 나르시시즘 터지는 날...==)a 추석 때문에 알바 스케줄 조정하고 어쩌고 하다보니 이번주 토, 일 모두 알바고 이래저래 바쁘니까 오늘 개강 마음의 준비를 좀 해야 쓰겄다.

 

Aug 28, 2014

월요일에 애인이랑 트러블 때문에 충동적으로 원래 가던 데 말고 학교 앞 미용실에서 머리를 했다. 나는 내가 머리스타일에 무던한 사람이라 머리 하면 대체로 만족해 온 건 줄 알았는데 그냥 지금까지 운이 좋아서 머리가 잘 나왔던 거군...^^ 아 썅 거울 볼 때마다 빡치네.

 

Aug 28, 2014

오잉 괜찮아 사랑이야에 한 달 전 쯤 읽은 Before I Go To Sleep이 나왔네. 신기하다. 하긴 좀 어울리기도...

 

Aug 28, 2014

알바에 후배가 들어왔다. 나보다 뒤에 들어왔어도 동기면 그냥 다 같은 느낌이었는데 낯선 후배가 들어오니 뭔가 달랐다. 일단... 저 사람보다 내가 늦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번역 속도가 체감 상 약 1.2배 빨라졌다. ㅋㅋㅋ 근데 대화를 하면서 느낀 건데 둘 다 서로 높임말을 쓰고 있는데도 그 안에 묘-한 위계가 있다. 나이로는 아마 이 사람이 더 위일 거 같은데도 뭔가 뭔-가 이 일터에서 내가 더 고참이고 학교에서 내가 선배라는 데서 오는 묘-한 그런... 아 뭐라 설명이 안 되네. 트레이닝 받았을 텐데 이런 걸 (기본 포맷 맞추기) 틀리다니 바본가? 싶은 부분도 있었고 내게도 낯설었던 것들을 가끔 물어볼 때, 틀릴 때 왠지 시간이 쌓인 것이 신기해지도 했다. 그러고보면 내가 조직에서 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바긴 해도.

 

Aug 26, 2014

모래놀이 통역하러 갔을 때 브렌다 선생님은 내게 널 잘 알지는 못하지만 성숙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밀롱가 주인장(?) 까를로스님은 차분하다 했다. 자주 춤을 추는 슈렉님은 가장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했다. 그게 나의 첫인상. 나는 오늘 친구들에게 너는 일방적으로 그렇게 당하고도 화가 안 나니? 라며 한소리 들었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뜨겁게 화가 나지 않았고 얼굴 보고 뭐든 대화로 풀 수 있는 정도였다. 나는 성숙하고 차분하고 해맑아서 화를 다스릴 수 있었던 걸까, 친구 말대로 어딘가 고장이 나서 화가 나야되는 상황에 화를 못 낸 걸까.

 

Aug 25, 2014

지뢰가 없는 나로서는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지뢰가 지뢰라는데 그 말을 안 믿으면 헤어지는 것 말고는 대화도 뭐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믿기로 한다. 그러면 내게는? 나는 하루종일 잠수에 집 앞에 있다는데 보고싶지 않다, 그럼 가기 전에 창문이나 한 번 열어봐달라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매정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하나? 지뢰는 그런 건가? 지뢰가 있으면 그래도 되나? 지난 몇 개월 간 본 나 따위 지뢰에 그냥 그렇게 날라가는 건가? 내 옆에 있는 이 잔인한 남자는 누구야? 라고 생각하면서 혼란스러웠다. 나한테는? 그렇게 순식간에 돌변할 수 있는 사람은 내 선을 넘은 거 아닌가? 내 선은 어딨지?

 

Aug 25, 2014

내가 지뢰를 밟았단다.

 

Aug 24, 2014

기별도 없이 애인이 갑자기 하루종일 연락두절. 처음에는 자나? 다음에는 아니 아무리 일을 해도 일어나서 밥 한 끼 안 먹나 연락을 해줘야지! 다음에는 아 빡친다. 그 다음에는 얼레 너무 늦는데? 결국 9시쯤 같은 프로젝트 하고 있는 친구이자 동업자에게 연락해봤는데 어제 이후로 그쪽도 연락한 적 없다고. ......? 지금 알바 중이고 내 분량 끝나서 다른 번역자 기다리는 중인데 아직도 연락 없음. 끝나면 집에 날라가서 문 두드려보고 싶은데 카드키가 없어서 이걸 대체 어째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연락두절이면 너 이새끼 죽여버리는 거고 무슨 일 생긴 거면... 아닐 거야.

 

Aug 23, 2014

어젯밤 뜬금없이 축하해 라는 문자를 보낸 엄마 제자이자 아는 오빠. 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했더니 "열심히 산다며" "빨리 돈 벌어서 맛있는 거 사도" 아 오빠 아니 아저씨! 오늘 왠지 짜증게이지가 그냥 매우 높네... 지갑을 알아서 열고 싶은 사람이란 저런 소리를 농담이랍시고 하지 않는 사람인기라...

 

Aug 23, 2014

동기 결혼식인데 가고 싶으면 가고 말고 싶으면 말면 되지 아침부터 전화해서 (난 아침 아니었다고...) 너 가? 사람들 많이 올까? 가야 될까? ㅇㅇ언니 인간관계 잘 했나보네~ 따위를 물어보는 친구. 그리고 방금 도착했어? 사진 찍었어? 하며 다시 연락왔는데 뭔가 짜증난다. 갈까 말까 막판까지 고민할 정도였으면서 사진은 찍고 싶은 건가~_~ 귀찮아. 어디 갈 때 굳이 중간 어드메서 만나서 같이 가자고 하는 어정쩡한 사이인 애만큼 귀찮아...

 

Aug 22, 2014

결국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괜찮아 사랑이야 보다가 늦게 자는구나~_~ 남녀 사이 우정이 제일 섹시하다는 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재열이랑 해수 다투는 거 보면서 약간 반성. 쟤넨 왜 꼭 말을 저렇게 하니! 하다 보니 내 화요일의 모습이 보였다. "나 너네집 가서 잘까?" "...하하하. ...안경 들고 왔어?" "그건 왜 물어? 너네집 가도 되냐구. 그것만 대답해." ".... 오늘은 내가 좀 많이 피곤해..." "! 내가 가면 불편해? 내가 가면 방해가 되는구나. 아 그렇구나. 그으래애..." "오고 싶으면 와도 돼." "됐어! 어차피 안경 안 들고 왔어. 가고 싶어도 못 가. 그냥 왔으면 좋겠다, 와도 된다 이 말이 듣고 싶었던 거란 말이야!"를 끝으로 막차에 몸을 실었다. "앞으로 절대 안 가" 따위를 날려주며 징징거렸던 시간이여... 그런데 달래주는 게 성에 안 차니까 기어이 또 전화를 해서 징징... "지금 나는 어떤 말을 해도 니 기분을 나쁘게 할 거 같아."라는 말에 무슨 말이야! 그냥 숙이고 들어오란 말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 말이 맞았겠지. 저런 개소리들을 날리면서도 내가 참고 있다고 생각했다니 크흑

 

Aug 22, 2014

춤을 출 때 축 생각하랴 커넥션 생각하랴 발 생각하랴 신경쓸 부분이야 끝도 없지만 어제 오늘은 화요일에 연습하면서 생각이 닿았던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춰봤다. 어깨에 힘 빼는 거랑 오른손에도 영혼을 불어넣는 것. 지금까지 오른손은 힘을 꽉 주다가 헉! 하며 힘을 뺄 때나 존재를 느꼈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여기서도 뭔가 커넥션을 느껴야 된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 그냥 얹고 있는 것도 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마치 연인과 손을 잡고 길을 걸을 때처럼 "잡고" 있어야 한다. 오른손에 관심을 살짝 줘봤더니 아무래도 나도 모르게 힘을 주는 일이 적어지고 필요한 순간에 서로 살짝 미는 느낌을 온 손으로 느낄 수 있어서 더 찌르르한 느낌! 이라고 쓰고 있으니 밖에서 천둥 소리가 요란하구나. 비 안 올 때 잘 다녀왔다. 히히

 

Aug 22, 2014

비 와서 학교 안 가고 스카이프로 스터디를 마친 뒤 집에서 계속 뒹굴거리기만 하고 있었는데 운동 가서 힘 쓰니까 괜히 기분이 급좋아져서 지루한 러닝머신 대신 밀롱가 출동! 언제 어디서 밀롱가가 있는지 모르고 딱히 물어볼 데도 없어서 이렇게 갑자기 가고 싶으면 못 갈 때가 많았는데 정보 모아서 올려주니까 좋다. 아 저 두 사람은 분명히 음악을 아주 한껏 듣고 있구나 눈에 보이는 커플은 보기만 해도 황홀하다. 아직 갈 길이 구만리지만 느려도 꾸준히 가면 언젠가 나도 그런 춤을 출 수 있겠지? "탱고, 안아주세요~" 라는 말에 끌려서 수업 등록했던 게 1. 더 충만하게 안고 싶다. 더 재밌게 춤추고 싶다아아~

 

Aug 20, 2014

어젯밤부터 기분이 왠지 급 안 좋아졌는데 오늘 스터디 중에 지난번 통역알바비가 오늘 중으로 입금될 거란 연락을 받고 충동적으로 페디큐어 받으러 왔다. 기분은 안 좋았지만 스터디 취소하지 않고 다 참석했고 오늘은 아직 한참 남았으니까. 괜찮아. 저녁에 엄마 대신 전시회 오프닝 가드리는 심부름 끝나면 꼭 밀롱가 가야지. 내 기분은 내가 나아지게 하는 수밖에 없다~_~

 

Aug 16, 2014

"마케팅팀에 게임을 하나 하자고 할까 싶어." "무슨 게임?" "책을 하나 꺼내서 아무 데나 손가락 열 개를 끼우라고 하는 거야. 다 끼우고 나면 이제 손가락을 다 빼고 뒤로 몇 발자국 걸어." "그리고?" "그런 다음 다시 돌아와서 책에 손가락 열 개를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끼우는 게임이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내 말이 그 말이야. 걔네가 우리 프로그래머들한테 말을 거는 게 그런 거라고."

 

Aug 15, 2014

광복절이지만 어차피 방학인 학생에게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스터디를 하고 알바를 하는 날. 첫 통역 소감 정리하려고 노트를 펴고 앉았는데 왠지 러브레터를 쓰고 앉아있다.




 

Aug 14, 2014

어젯밤에 애인의 벗은 몸을 보고 속으로 헉! 살 많이 쪘네! 라고 생각했더니 꿈에서 바로 나왔다. 애인이 옷을 새로 사고 싶어하는데 그거 안 맞을 걸? 이라고 말은 못하고 그 모습을 옆에서 보긴 싫어서 입어보고 오라며 난 다른 옷 보고 있겠다고 상황을 회피하는 꿈...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아빠한테 살쪘다고 들들 볶이고 엄마도 살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예쁘단 소리 잘 못 들어서 자존감 낮아지신 거 같아서 나는 안 그러고 싶었는데 살이 왜 이렇게 많이 쪘냐고 한소리 하고 싶어진다. 뭘 어떻게 말하는 게 현명한 걸까 ' _')

 

Aug 13, 2014

다행히 잘 끝냈다 :D 꺅꺅꺄꺄꺄꺄아아

 

Aug 13, 2014

심장 쿵쿵은 어찌 다스렸지만 잠이 안 온다. 잠이... 에라 그래 내가 언제 중요한 시험 전날 잠 푹 잔 적 있었던가.

 

Aug 13, 2014

아 떨리쟈나...OTL ...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냥 잠이나 푹 자고 내일 아침 지하철에서 정리해놓은 노트나 보면서 깨어있는 뇌와 멀쩡한 목소리, 건강한 팔모가지를 가지고 제시간에 슈퍼비전에 도착하는 것 뿐이다...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자자...

비밀의 공원 으쌰!!

우붐_부움 @2pinkpink2 으쌰...! 누워서 자려는데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지금 떨면 뭐가 달라지냐며 소리내서 혼잣말했어요. 으캬아아아아아...으캬아아아

 

Aug 12, 2014

지난 일 년 반 동안 한 게 통역 연습이니 당연히 잘 할 수 있을 텐데도 왠지 불안해서 유투브로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해보고 있다. 오늘 왠지 컨디션이 안 좋아서 하루종일 잠만 자서 더 불안하고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그랬는데 애인과 (간만에 퇴근하자마자) 통화를 하면서 들은 말에 왠지 조금 안정이 됐다. "내가 오늘 두 명 면접을 봤는데 첫 번째 사람은 2분 만에 안 뽑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두 번째 사람은 마음 정하는 데 30초 걸렸어. 둘 다 경력도 있고 특별히 나쁜 건 아니었지만 mediocre했어.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다가 실패 직전까지 가기도 하고 그런 적이 있어야 되는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만 했기 때문이야. 그냥 그랬다구."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너 잘 할 거야 이런 소리는 한 마디도 안 했네. ㅋㅋㅋㅋㅋ 그리고 생각해보니 낼 아침에 뭘 먹긴 해야 되는데 먹을 게 없어서 죽 먹으려고 지금 포장하러 가는 중. 보통 학교 갈 때는 끼니를 거르거나 씨리얼 정도 먹지만 그럼 컨디션이 안 좋고 소화도 잘 안 되고 무엇보다 속 쓰릴까봐 커피를 못 마시니까. 이럴 때면 할머니가 챙겨주는 든든한 한 끼 생각이 간절하지만 어쩔 수 없지. 없는 건 없는 거고. 지금 생각나서 뭐라도 준비해놓을 수 있다는 게 다행이다.

 

Aug 11, 2014

통역 참관을 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브렌다 선생님이 내담자가 한 말을 인용할 때 통역사가 한 표현을 완전히 그대로 가져다 쓰는 모습이었다. 정말 저 사람은 통역이 한 말만 가지고 저 상황을 그리고 있구나, 하는 당연한 사실이 확 와닿았달까. 말을 못 알아들으니까 비용을 들여서 통역사를 쓴다는 건 아주 기본적인 사실이지만 학교에서 연습만 하다보면 정말 잊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번에 통역 봉사 했을 때는 쉬운 말은 다들 알아듣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버릇을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남들도 다 알아듣는데 내가 이렇게 나불대고 있다니 남사스럽다고 여기는 마음을 떨쳐야 한다고. 실제로 많이 알아듣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더라도 의외로 거의 못 알아듣는 사람도 있고, 알아들었다 생각하는 사람 중에도 제대로 들은 사람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결국은 아주 기본적인 얘기다. 기본은 당연한 만큼 쉽게 잊혀진다.

 

Aug 10, 2014

헉헉... 모래놀이 슈퍼비전에 5시간 앉아서 통역 참관만 했는데 기력이 떨어진 게 느껴진다... 6시간 통역은 어떻게 하지...? 헤엑헤엑 상태로 번역 알바 가는 중. 평일보다 어째 더 바쁜 일요일이다 ~_~

 

Aug 10, 2014

쓸 수 있는 자유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만나고 싶은 사람, 해야할 일,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는 없으니 선택을 해야한다. 단기적인 기쁨과 장기적인 기쁨을 잘 고려해서. 하지만 그걸 알고 최선이랍시고 선택을 해봐도 정말 A가 잘 한 선택일까? B가 이러이러하게 좋아보이는데? 심지어 A에는 이러이러한 나쁜 점이 있어. 하고 불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마침 여건이 돼서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해봤는데... A의 장점이 B의 장점을 압도한다. 그래 지금 내 상황에서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선택지 중엔 역시 A가 최선이었어.

 

Aug 9, 2014

꾸준히 모래놀이 통역을 하고 있는 친구의 소개로 하루 일을 하게 된 거라 왠지... 그래 처음한 날 어떻게 꾸준히 한 친구보다 잘 할 수 있겠어. 마음 편히 먹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떤 계기였는지 문득 아 내가 착각을 했구나. 하고 깨달았다. 나는 앞으로 나아지는 모습 같은 거 보여줄 수 없어. 나는 이게 첫 날이 아니고 단 하루야. 정작 닥치면 뭔가 모르는 게 나올 수 있는 건 맞지만 모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서는 안 돼. 다행히 신사에서 정말 드문 조용한 카페를 찾아서 땅고 수업 전에 여유롭게 책 보는 중.

 

Aug 9, 2014

친구가 오토바이를 사서 들떠 있길래 걔 이름도 지어줬어? 물으니 셸리! 라는 답이 돌아왔다. ? 여자이름이네? 하고 되물으니 원래 오토바이 같은 건 원래 여자이름 붙이잖아? 란다. 그거...는 헤테로 남자의 전유물인 줄 알았지... 여자인 친구라곤 나밖에 없는 게이 친구의 반응을 보며 "원래 그런 거잖아"가 얼마나 강력한지 체감했다.

 

Aug 9, 2014

지금 내가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귀를 닫고 있는 사람인지 어떤지는 서로 다른 입장에 서 봐야만 알 수 있다. 죽이 맞을 때는 그렇게 좋은 대화 상대 같았는데.

 

Aug 9, 2014

그렇게 쓴 지 몇 시간 됐다고 급 제주도 갈 일 생겨서 나랑 밀롱가 가기로 한 것 못 갈 거 같은데 괜찮냐고 연락이 왔다. 밀롱가는 혼자 가도 되니까 상관없는데 너랑 안고 자고 싶었다구...;_;)

 

Aug 8, 2014

처음으로 돈 받고 통역할 생각에 점점 부담이 되니까 하루가 휙휙 잘 간다. 모래놀이 벼락치기 중. 그런 와중에 어제 한 이 주 만에 애인네 집에 가서 뭐 특별한 걸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책 읽으면서 갔다가 도착하자마자 씻고 잤는데 아 뭔가 이건 호르몬이 장난질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기분 좋음이 온 몸을 휘감았다. 종종 자러 가야지.

 

Aug 6, 2014

7월부터 알바 자료를 복습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실수 너무 웃겨... 다들 정신없이 번역하고 검수하다보니 두 번 죽이는 정도가 되면 알아채지만 얕은 물을 "6.5미터"라고 써놓고 뻔뻔하게 그대로 번역했다거나 그런 건 잘 못 잡아낸다. ㅋㅋㅋ

 

Aug 5, 2014

예상치못한답에 눈물이쏟아져서




 

Aug 4, 2014

주말 기록. 금요일 아침에 배변 활동 중 고통을 느껴(...) 더운 날씨에 기어서 항문외과를 찾아갔으나 휴가라 옆 약국에서 연고만 사오고는 기분이 꿀꿀해서 스터디 다 째고 낮잠 자다. 부시시 일어나서 자세만들기 수업 들은 후 정말 오랜만에 밀롱가를 즐기...는데 문제는 빈 속에 와인 두 잔 맥주 한 잔이 들어갔더니 취기가 확 올라서 마지막엔 거의 반쯤 취한 상태였다. 연기 수업 들을 때 알게 된 친구를 우연히 밀롱가에서 만나서 깜짝 놀랐다. 굉장히 수줍음이 많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한 딴다 춰보니 예상 외로 확고하게 춤을 추는 사람이라 신기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배고픔이 확 덮쳐왔고 애인이 전화로 "오늘은 그런 날이니까"라고 부추겨줘서 혼자 멸치국수집에 가서 반만 먹으려던 국수를 다 먹은 것도 모자라 그 짠 국물까지 다 비워버렸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바로 기절했다가 5시에 일어나 샤워하고 다시 기절. 토요일에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역시 해장은 라면이라는 굳은 신념으로 라면에 치즈를 얹어 먹고 정말 이렇게까지 아무 데도 의욕이 없다니 여름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다 낮잠을 자다가 또 좀비처럼 일어나서 히로 엔로스께 특강과 걷기 안기 수업을 들었다. 고작(?) 세 시간에 이렇게 발이 뽀사질 것 같다니 신발에 뭔 문제가 있나 생각하면서 애인의 친구네 밴드가 연주하는 스윙바를 찾아갔는데 발은 아프지 덥지 게다가 길도 잃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애인한테 짜증내 본 적 없는데 오늘이 그 날인가 하며 도착했지만 역시 얼굴을 보니 잘못한 게 없는 사람에게 무슨 짜증인가 싶고 스윙바는 시원해서 금방 잊었다. 걸어갈 때만 해도 아니 대체 스윙은 추지도 못하는 날 왜 초대해가지고 쁘락도 못하고 투덜투덜 혼자 속으로 잔뜩 궁시렁거렸고 책 읽고 싶은데 그냥 라이브 음악 들으면서 구석에서 책 읽으면 안 되나 생각도 했는데 애인과 몇 곡 춘 다음 거의 막춤을 추는 심정으로 다른 상냥한 리더들과도 홀딩하면서 움직이니 웃기도 많이 웃고 기운이 났다. 특히 그냥 음악의 비트를 들어보라며 정말 편하게 조언해 준 넙적 얼굴 외국인 아저씨 덕분에, 음악을 듣고 내 앞의 사람과 몸을 움직인다는 아-주 기본적인 즐거움을 상기하고 내가 내 상황을 설명했는데도 홀딩을 하겠다는 사람과는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따끈따끈해진 허벅지를 이끌고 스윙바 앞에서 삼겹살과 볶음밥까지 야무지게 먹고 귀가했다. 평소 같으면 당연히 맥주를 마셨겠지만 항문 건강을 위해(...) 포기. 또 평소 같으면 당연히 애인네로 갔겠지만 연고 바르기 불편할 거 같아서(...) 포기. 문자로 말하기도 싫고 만나서 말하자니 밀롱가에서 말하기도 싫고 스윙바도 싫고 친구랑 고기 구워먹는 중도 싫어서 나의 증상에 대해 말을 못한고로... 그리고 오늘. 느지막히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사교육 정글에서 살아남기' 강연을 보면서 밥을 먹고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잠실 백화점에서 친구 직장 동료 아들 돌 잔치 선물을 같이 고르면서 아무리 회사에서 지원금이 나온다지만 이런 걸 사러 나와야 하는 시간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생각했다. 그리고 도떼기시장 같은 백화점을 빠져나와 조용한 카페를 찾았다. 친구는 스스로가 변하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친구의 여전한 모습에 더 많이 눈길이 간다. 여전히 부지런하게 주위 사람들을 챙기고 여전히 멀지 않은 거리에서 배려하고 여전히 진심을 다해 고민하고 여전히 나와 마찬가지로 나이브하고 여전히 나보다 현실적이고 여전히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발상으로 나를 놀래킨다. 함께 하면 편안하고 힘이 나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과 2년 전에 봤던 '헤드윅'을 다시 보면서 The Origin of Love에 눈물 흘리고 커튼콜에는 발이 아프도록 방방 뛰었다. 그리고 잠실 교보문고에 들러서 서로에게 책을 선물해주고, 이제 집.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할 스터디 자료 업로드 소식이나 스터디를 한 주 좀 쉬고 싶다는 연락 같은 자잘한 신호들이 다시 새로운 일주일이 시작된다는 걸 알려준다. 이번 주말은 왠지 잔뜩 채운 기분. 내일은 늘어지지 않을 수 있게, 운동으로 아침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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