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7, 2014
할머니는 항상 니가 이쁜짓은 다 나한테 하고 컸어. 하신다. 오늘도 입버릇처럼 그렇게 말씀하시길래 언제부터 할머니가 나를 키우셨는지 여쭤봤다. 20일 됐을 때 데리고 왔지. 그럼 기고 걷고 하는 것도 다 할머니가 처음 보셨겠네요? 그럼. 느 엄마 아버지는 뭐 일주일에 한 번 봐서 아나. 이쁜짓은 다 나한테 하고 컸지. 너 8개월 때 업고 있으면 엠비씨 엠비씨 그랬어. 울기는 또 얼마나 울었는지. 왜 그렇게 잠은 안자 그래? 근데 어릴 땐 그렇게 잠을 안 자더니 커서는 그렇게 잠을 자냐. 너 데리고 거기 6층에 우동 먹으러 가고 그랬지. 내가 머리를 돼지꼬랑댕이 마냥 땋아줬거든. 그걸 달랑달랑 흔들면서. 그리고는 할머니, 할머니. 니가 첫사랑 아니냐. 첫 손년께. 너 키울 때가 할머니가 살면서 제일 행복했다.
Jun 26, 2014
얜 뭔데 이렇게 귀여운가...
Jun 26, 2014
애인이 싸준 수박을 들고 부산 가는 기차 안. 당연하다는 듯이 도시락을 싸고 있는 뒷모습에 순간 애정이 퐁퐁 솟아나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는 킹왕짱을 어디서 배워와서는 내게 퀸왕짱이라 했다. 아 난 그런 줄임말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뭐지 이 알 수 없는 귀여움은...
Jun 25, 2014
간만에 낯익은 길을 걸어 점심 먹으러 왔다. 오는 길에 있는 책대여점에서 도쿄앨리스 11권을 빌려 왔는데 전애인이 마지막으로 반납해달라고 했던 만화책을 연체했다는 걸 알았다. 연체료 800원을 내고 내 이름으로 달려 있던 빚을 하나 갚았다는 생각에 홀가분해졌다.
Jun 24, 2014
친구들과 여행 갔다 돌아오는 날 무거운 짐을 그대로 들고 알바까지 하고 집에 왔는데 내일부터 친구한테 집 빌려주기로 한 날이라 부산 갈 짐 미리 싸고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무려 4시 반. 내일 낮에 집 비워주고 나면 갈 데도 없이 방황하다가 또 이 짐을 다 짊어지고 알바하러 갈 텐데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그래도 내일을 버텨내면 애인 집에서 하루는 맘 편히 잘 수 있겠지. 흐암.
Jun 21, 2014
너 화나면 어떻게 돼? 라는 질문에 화나면 물어. 라고 대답했더니 아 그래 너 물더라. 라고 대답해서 뭐시라고라... 충격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내가 만취했을 때 끼돌이 손을 물었더라. 물론 이건 그냥 최악의 술버릇이지만, 생각해보면 화 낼 만한 일이 내게 잘 안 일어나기도 하고 쉽게 화내는 성격도 아니라서 실제로 화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른다. 어쩌면 화를 낼 줄도 모르고 풀 줄도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Jun 20, 2014
친구 사연이 나올 예정이라 본방 사수!
Jun 20, 2014
엄마와 전화. 애인과 일주일간 제주도 여행 간다는 말에 "조심해라. 무슨 말인지 알지." 하시는 엄마. 하하하하 스무 살 때부터 콘돔 조심히 잘 쓰고 있어요.
Jun 20, 2014
집에서 슬슬 나체로 잠을 자기 시작. 낮에 아무 일정 없는 날 눈을 뜨니 옷을 입고 뭘 사러 나가기가 귀찮아서 멀뚱히 누워있다.
Jun 19, 2014
애인이 내일 기말고사용 텍스트를 읽어줘서 시험 세팅으로 통역 연습을 했다. 게다가 이렇게 잘 알아들을 줄 몰랐는데 한국어도 많이 알아듣고 피드백까지 줬다. 세상에... ㅇ_ㅇ 꿈뻑꿈뻑 깜짝 놀랐수. 방콕에서 엽서 쓰랬는데 안 쓴 게 괘씸했는데 간만에 만난 그 순간의 들뜬 표정과 더불어 스터디 파트너 해준 걸로 사르르 용서됐다. 정작 시험치는 당사자는 대충 하려고 했는데 이걸 다 읽어주다니 감동.
Jun 17, 2014
알바 왔는데 KBS 9시 뉴스가 시작부터 지금까지 월드컵 소식만 전하고 있다. 심지어 경기 결과 보도도 아직 안 했는데 15분이 지났다니... ㅇ_ㅇ 뉴스 맞나요?
Jun 17, 2014
누군가의 눈에는 이상해 보일 일이지만 내가 가장 맘 편히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구남친들이다. 한때 세상에서 제일 가깝게 느꼈던 이들이라 그런가 나도 말 꺼내기가 덜 힘들 뿐더러 이상하게 오지라퍼만 골라 사귄 건지 굳이 부탁을 안 하고 살짝만 흘려도 발 벗고 도와준다. 번역물 감수본을 넘겨받고 끼적끼적.
Jun 17, 2014
돈에 눈이 멀어서 오늘 대타 뛰겠냐는 말에 낼름 하겠다고 한 덕분에 정작 기말과제 마무리하느라 밤을 샐 예정. 근데 왜 이리 온몸이 쑤시나. 요즘 이렇게 컨디션이 나빠도 되는 건가요??? 그래도 알바에서 꿀파트 걸려서 쉬운 뉴스만 번역했다. 얼른 가서 씻고 또 번역을 해보자. 웩.
Jun 15, 2014
오늘 빨리 기말고사 과제 해치우고 밀롱가 가고 싶었는데 파일을 열어보니... 무리데스네. 포기하고 오늘은 번역이나 해야겠다. 싫어요~ :(
Jun 15, 2014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요즘 꿈을 자주 꾼다. 나쁜 꿈도 많아서 새벽에 몇 번이고 깨곤 한다. 그렇게 깨면 방이 넓다거나 내가 혼자라거나 그런 생각보다도 가장 먼저, 내가 깬 기척에 숨을 들이쉬며 다가와 나를 감싸줄 따뜻한 팔이 그립다.
Jun 15, 2014
번역을 하다 보면 잔뜩 웅크리고 한참 있게 돼서 내 목의 안녕을 위해 인체공학 키보드와 노트북 거치대를 장만했다. 그런데 결국 알바 가서 번역할 때는 상황이 마찬가지고, 집에서 번역과제 하려고 앉으면 하도 딴짓을 해싸서 노트북 싸 들고 카페로 나가니까 무용지물이다. 밥 먹으면서 드라마 볼 때나 사용하고 있는 내 study station...ㅋㅋㅋ
Jun 15, 2014
퇴근 중. 택시가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다. 나는 오래 걸려도 돈을 좀 더 내도 맘 편히 살아서 집에 돌아가고 싶다... ㅠㅠ
Jun 14, 2014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렸을 때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않은 채 그냥 지냈고, 그렇게 시간이 쌓였고, 서로를 이해하는 대신 함께 보낸 시간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 김중혁 <뭐라도 되겠지> 127쪽
Jun 13, 2014
밀 줄 모른다. 당길 줄만 안다. 달려갈 줄만 안다. 내게 있어 마음이 멀어지는 유일한 방법은 보지 않는 것. 밀어내는 것이 아니다. 보고 만지지 않으면 밀지 않아도 착실하게 밀려 나가고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한다. 그러므로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당길 수 있는 위치로 달려가 안길 수만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Jun 13, 2014
상수 뭄알로이에서 점심. 여름이 되면서 옷, 가방, 신발을 사고 싶어져서 애인네 집 앞 아울렛에 가봤지만... 하 옷이 건물 하나 가득인데 살 게 없어~_~) 그리고 점점 쇼핑이 재미가 없다. 원래도 별로 취미 없었지만. 그냥 책이나 좀 읽다 들어가려고 상수 나들이 나왔...는데 만화책 읽다 들어갈 듯.
Jun 12, 2014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를 흥얼거리며 집을 나서는데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깜짝 놀라며 안 그래도 "노래는 명란이가 참 잘하지"하고 있었다며 반가워했다. 그러게. 그러고보니 노래 부른 지 오래 됐다.
Jun 12, 2014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요한계시록 3장 15-16절
Jun 11, 2014
어제도 기분이 별로였지만 오늘은 개떡같다.
Jun 11, 2014
술 취한 엄마가 남긴 삶의 다짐. 이번 여름 집에 내려갈 때는 편지를 써가야겠다.
Jun 11, 2014
꼭 병원 갈 일이 한 번 생기면 여러 군데에 문제가 생겨서 한동안 약을 달고 살게 된다. 그냥 어디 한 군데가 아프네? 정도가 아니라 지금 컨디션이 나쁘다는 지표인 셈.
Jun 9, 2014
실로 아름답다. 근 한 달 간 산딸기앓이를 했는데 드디어 손에 쥐어 보누나. 예전에 산딸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길에서 산딸기만 발견하면 사오고 용산기지에서 사시사철 라즈베리를 사다 나른 남자가 있었다. 산딸기를 생각하면 이제 그 자상한 마음이 떠오른다. 청량리에 나간 김에 2키로 쟁여와서 얼려놓고 뿌듯해하는 중이다. 질릴 때까지 먹으리.
Jun 9, 2014
누구를 만나도 매 순간 영원을 꿈꾸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니가 그 사람을 "진지하게" 만나는 건 아니니까, 하고 너무 쉽게 단정해 버리면 상처받는다. 저 멀리 골인 지점을 염두에 둔 영원이 아니라 매일의 진심으로 쌓아가는 영원을 믿는다. 그렇게 살고 있고 그래야 행복한 걸.
Jun 7, 2014
현재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행렬이 가로막혀 있음...... 하아
Jun 4, 2014
내가 서울에서 새방을 구했을 때, 이건 엄마가 새집 들어가면 쓰려고 아껴둔건데... 하며 주섬주섬 밥주걱을 챙겨주시던 엄마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게 벌써 2년 반 전인데. 씨발럼들.
Jun 4, 2014
부모님이 평생 번 돈을 새 집에 몰빵하셨는데 그 아파트 관련인들이 비리에 연루돼서 입주일 등 모든 게 미정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아빠는 그냥 우리 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다가 다 해결되면 들어갑시다, 하신다지만 그 속이 어떨지 생각하면... 나는 옛애인한테 4개월 동안 모은 쌩돈 80만원 부쳐주고도 속이 그렇게나 쓰렸는데 규모가 몇 배여... 속상하다. :( 하지만 두 분은 정말 부동산 관련해서는 어떠한 운도 따른 적이 없는데 그 돈을 또 집에 몰빵하다니 그건 좀 신기하다. 투자라기보다는 들어가 살 생각으로 산 집이긴 하지만 아무튼... 쩝 -_-
Jun 4, 2014
그나저나 나는 드.디.어 꼴보기 싫고 내 생활을 보여주기 싫은 모든 이들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피드에서 찾았다. 왠지 이런 해방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Jun 4, 2014
몇년 전 인터넷 검색 품질 검사 알바를 하면서 배운 단어 query. 그 덕에 오늘 알바에서 처음으로 스마일 표시까지 받아보고 정말 뭐가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거다. 기분 좋다 :)
Jun 3, 2014
쉬는 건 정말 좋다. 하지만 푹 쉬고 피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당히 고된 알바를 하러 오는 건 더 좋다.
Jun 3, 2014
목요일에 학교에서 나온 이후로 다시 갈 일이 없었다. 오늘도, 내일도 안 간다. 그 사이에 사랑니를 뽑았고 집에서 혼자 요양 중. 이렇게 좋을 수가. 다행히도 월초라 통장에 돈도 넉넉하고 마음 졸일 구석이라곤 없으니 여기가 파라다이스.
Jun 2, 2014
그러고보면 전애인이 준 선물 가지고 있다고 지랄지랄하던 시절, 자기 일 할 때는 날 신경써주지 않는다고 지랄지랄하던 시절, 내가 가는데도 집 청소를 안 해놓다니 내 생각 조금도 안 하냐고 지랄지랄하던 시절을 지나 이젠 그냥 다 괜찮아졌다.
Jun 2, 2014
일어나면 굿모닝! 해줬으면 했는데 일어난 게 분명한데 인사가 없으면 뭔가 속상하면서도 그냥 내가 먼저 굿모닝! 했다. 예전 어떤 애인한텐 같은 일이 있었을 때 폭발해서 뭔가 얘기를 쏘아댔던 거 같은데 이젠 별로 그렇게까지 열내게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아침 굿모닝! 먼저 연락이 왔다. 내가 먼저 하니 알아서 연락이 오는구만... 호.
Jun 1, 2014
애인이 아침이랍시고 make-believe 오븐에서 칼로리 폭탄을 만들어 줬다. 근데 맛있다...
May 31, 2014
라즈베리라면 환장을 하는 친구를 위해 쭈비가 런던의 한 호텔에서 들고 나온 라즈베리잼으로 아침을 해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