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하지만 무료하고 평화롭지만 한심한 일상.

* 나라는 인간 정말 징한 인간... 주로 기업 대상으로 통역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재무제표 읽을 줄도 모르는 똥멍청이인데 이번에 주식 스터디 그룹에 들어간 걸 계기로 드디어!!! 결심한 지 무려!!! 1년 가까이 되어서!!! 재무제표 읽는 법을 공부하고 있다. 오늘 하루 그거 책 좀 읽었다고 이해가 안 되고 미추어버리겠어서 지금 블로그로 도망옴. 그렇게 어려울 이유도 없는데 왜 이렇게 안 와닿고 어려운지 정말 꼴도 보기 싫고 이해도 잘 안 됨. 그냥 멍청해서인가? ^^ 라고 하기에는 나 그렇게까지 멍청하진 않을 텐데...? (제발.) 이게 소위 말하는 "영어울렁증"을 겪는 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하려고 할 때 느끼는 증상이라면, 그거 과장이 아니라 정말 울렁거리는 거였구나. 하하. 정말 재무제표 for dummies 수준인데 나에겐 dummy도 아깝다...^^

* 인스타 중독이 또 심각한 수준이 되어서 한 주 간 업로드를 끊어보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후, 내가 의지박약의 아이콘이다. 

* 지난 목요일에 은행 자산관리 관련 통역 들어갔다가 매우 고통 받고 나왔는데 금융지식도 너무 미천한 와중에 통역실력도 미천해서 그 꼴이 난 것 같아서 아직까지도 괴롭다.

* 전 애인 Y에게서 9월에 편지가 왔는데 답장 쓰기를 회피하고 있다. 답장이 숙제로 여겨지면서 원래도 별로 달갑지 않았던 그의 연락이 더더욱 싫어지고 있다. 그와 만날 때 정말 행복하고 안락했고, 지금 잘 살고 있는 게 그때 배운 안정감에 크게 기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고맙기까지 한 인연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지금 그에게 뭔가 빚지고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내게 그와 연애하던 시기는 그것으로 충만하게 완결되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연애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전적으로 감정의 게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결심의 산물임을 처음으로 깨닫게 해준 관계였다. 그리고 어쩌면 잔인하게도 나는 그 깨달음에 따라 그와의 연애를 정리하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결심들로 하루 하루를 채워왔다. 그 시간이 이제 1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는 아직도 내가 떠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럴 줄 알았기 때문에 떠나기 전 몇 가지 구체적인 당부도 해두고 왔고, 연락이 올 때마다 그 당부를 일깨워주고 있는데도 그렇다. 아마도 그는 아직도 매일,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로, 그 자리에 있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일 테다. 처음 편지를 받고서 이런 편지에는 답장을 쓰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기에 꼭 답장으로 이런 내용을 다시 설명하기로 마음먹었는데 답장 쓰기를 미루는 동안 점점 더 헷갈린다. 나는 이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할 때 분명 이런 설명을 몇 번이고 여러 형태로 했는데 그가 듣지 않았다면, 왜 지금에 와서 또 해줘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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