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기분이 나빠지고 있다. 여름에 그토록 즐겁고 바쁘게 놀고 일할 때 분명 이런 순간이 올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날이 생각보다 빨리 선선해지고 있고, 기분도 생각보다 빨리 가라앉고 있다. 원인을 잘 진단해서 잘 헤쳐나가고 싶다.

* 야식을 그다지 찾지 않는 편이다.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나면 특정 술은 마시고 싶어져도 특정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일은 거의 없었달까. 그래서 정식 식사 외에 뭘 배달시켜 먹는 일도 없고 집에 이유 없는 주전부리가 구비되어 있지도 않다. 그래서 자주 입이 심심해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우리 엄마 같은 사람. 그런데 요며칠 갑자기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다! 식사거리를 사러 나갔다가 아이스크림을 하나 덤으로 사오는 것을 시작으로 과자도 한 봉지 사오고, 젤리도 하나 사 오고... 그리고 어제는 그렇게 사놓은 과자가 동이 나고 밖에는 장대비가 내리는데 너무너무 입이 심심해서 무려 두부를 먹었다. 두부를 반 모만 먹으려다가... 심지어 한 모를 다 먹었다! 김치랑 참기름 탄 간장이랑 두부만으로 구성된 그 심심한 야식을,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고작 두부일 뿐인데 먹고 나니 속이 더부룩할 지경으로 빨리 먹었다.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어디가 허해도 단단히 허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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