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는 내가 원래 어떤데,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으면 주로 그렇게 좀 살지 마 이 답답한 사람아! 하고 외치고 싶어진다. 어제 전화를 하다가도 그랬다. 


"내가 원래 헬스장에서 자기 몸을 거울에 비춰 보면서 으쓱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습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난 일부러 거울을 안 봐요. 그리고 집에 와서 화장실 거울로 보죠."


속으로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라며 건성으로 들었다. 그랬더랬다.



그런데 사실, 자랑할 만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거잖아.

나는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내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만 가지고 있던가?

애인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습까지도 보여주고, 사랑받고 싶은 거 아닌가?

자랑하려고 한 얘기도 아닌데 그게 무슨 자랑이냐고 마음속으로 핀잔을 주다니 나야말로 단단히 꼬인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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