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누군가, 바른 누군가, 엇나가지 않을 누군가로 기억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그것이 나의 전부가 아닌 다음에야 무슨 소용이 있나 결론을 내린다.
왜 그녀가 담배 피는 그의 모습을 섹시하다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이미 담배의 잔향에 매료당했던 것이다.
묘한 입맞춤, 묘한 미소,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듯 울리는 조근조근한 높임말.
지금 내 방 한 귀퉁이에는 경계를 내려놓은 코고는 소리가 울리고 있다.
실은 별일도 아닌데 그토록 맹렬히 고민했던 스무살 시절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스물 다섯이 된 지 나흘, 고민은 다음에 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사실 고민은 다음에 해야지, 라고 말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만큼의 부피가 낯선 듯, 나는 그 옆을 조심히 떠나왔다.
누군가는 이다지도 모순된 나를 가지고 글을 쓸 수 있을까? 나를 설명하는 말이 있어 그 안에서 안식을 얻을 수 있을까?
나는 이 순간 이 행위에 대해 뭐라 변명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멈출 수는 없다.
테이블 너머에서 손을 뻗어오던 입을 맞춰오던 순간의 당혹감. 그러나 이것은 사실 내가 오래도록 원하던 것이다.
라고 적은 1월 5일로 넘어가는 한밤중의 기억.
그날 이후 나는 담배 한 갑을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