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일

Bye Busan and bye 2016! Back to my Seoul smome in two weeks, and it feels like I've been away forever.


2017년 1월 2일

노트북 등등을 반납하러 종각 갔다가 옛 (추억의!) 반디앤루니스 자리를 기웃거려 보았더니 종로서적이 들어와 있었다. 뭔가 만들다 만 것 같은 서점이긴 했지만 가까이 근무하면 휘리릭 다녀오긴 괜찮겠더라. #싸울때마다투명해진다


2017년 1월 5일

감기를 피해가지 못하고 켈록거리고 있자니 세상 의욕이 없고나... 일을 안 해서 그런가. 아아 애인 보고 싶다... 한 쌍의 노인마냥 침대에서 스크래블이나 하면서 놀고 싶다... 엉엉


2017년 1월 13일

이재용 청문회 위증 혐의 고발 뉴스를 60단어로 요약하려는데 너무나 줄줄이 설명할 게 많아서 고통받는 아침. 한국어로 말해도 황당한 이 지질한 스캔들, 영어로 말하려면 청자의 이해를 위해 해줄 배경 설명이 너무나 많은 것...^_T


2017년 1월 14일

Back in Geoje to play scrabble ...and to cook. And to be with my coeur who says he doesn't mind the light over his head as long as I'm close to him in bed and falls asleep while I'm reading. #Y


2017년 1월 16일

집으로 가자아. 올 때도 그렇고 갈 때도 그렇고 대한항공은 언제나와 같이 지연 출발할 뿐인데 처음 당한 누군가가 꼭 화를 낸다. ...원래 정시 출발이란 걸 안해요... sigh


2017년 1월 17일

어제는 공덕에서 앞으로 2년 간 살 집을 계약했다. 오늘 스케줄러를 펼쳐놓고 지난 주에 내가 뭘 했나 생각해보는데 (나는 계획이 변경돼서 고친 자국이 남는 게 싫어서 스케줄러를 사전 계획용이 아니라 추후 기록용으로 쓴다.) 며칠이 뭉텅이로 공백처럼 느껴졌다. 곰곰 생각해보니 그건 칼바람과 높은 월세에 쌍싸다구를 맞으며 집을 구하러 다닌 날들이었다. 건대에서 홍대까지 동에서 서로, 정해진 직장 없는 지하철 생활자의 눈높이에서 한 몸 뉘일 곳 찾던 날들. 온갖 단골집과 정든 골목을 떠나기 싫다며 사는 동네를 다시 뒤적여보던 시간과, 한번쯤 살아보고 싶었던 동네들을 탐색하며 그곳에서의 삶을 재어보던 마음이 충돌하던 날들. 어느 날 어디에서 집을 봤는지 스케줄러에 적어넣고, 역과의 거리를 확인하느라 지도앱에 검색했던 온 서울의 원룸 주소들을 지운 다음, 이 동네 네일샵 적립금을 털어쓰기 위해 (그리고 여행 준비를 위해! 으하하) 페디큐어 예약을 잡고 세탁소에 돌려줄 옷걸이 뭉치와 마지막으로 맡길 세탁물을 들고서 집을 나섰다. 


2017년 2월 1일

집 떠난 지 근 2주. 애인과 시드니에 다녀오고 거제에서 며칠 더 머무르다 아침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안암 집으로 "돌아가는" 건 이번이 마지막. 서울에 가면 모든 마지막을 음미하고 모든 처음을 준비해야겠다. 이제 백수 관두고 일을 할 때가 되었어(...)


2017년 2월 2일

스케줄러로 몰스킨 먼슬리를 쓴 지 6년차. (그렇다. 소프트 커버 먼슬리는 어차피 디자인도 하나라 6년째 변태같이 똑같은 시커먼 스케줄러를 쓰고 있다.) 처음으로 스티커가 리뉴얼되었다! 그런데 마... 마음에 안 들어... 저 커다랗고 예쁘지도 않은 스티커로 공간 낭비는 뭐며, 쓰잘데기 없는 알파벳은 뭐람?! 흥흥 콧김을 뿜으며 알파벳을 떼서 조용히 이름을 만들어 본다...


2017년 2월 2일

이삿짐 정리를 하는데 스케줄러는 왜 펼친 것이며 왜 하필 몰스킨은 스티커 리뉴얼을 해서 앞에 것들을 꺼내보게 한 것이며 그래서 결국 나는 한 시간째 일기를 읽고 있고요... 2012년부터의 일기를 읽고 있자니 나 뭘 참 열심히도 써놨구나. 별 시시콜콜한 게 다 적혀 있는데 내가 성격이 지랄맞았던 것은 내가 잘 알겠다. 그리고 애가 많이 아팠구나 싶고 이렇게 열심히 쓰고 또 쓰면서 내적 복구를 이뤄냈구나 싶고 이 시절들에 비해 지금 나는 얼마나 치열하지 아니하며 단조로우며 안온하며 그래서 안 아프고 덜 재밌고 그래서 살기가 편한가를 느낄 수 있었다. 


2017년 2월 8일

First newly bought candle in my new not-so-small smome. Still curious and uncertain about what will happen next, but the joy of moving into a better place reminds me of the importance of choosing what feels best for me at the moment.


2017년 2월 8일

So this is what happens when you're deciding whether to get an armchair or not and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 


2017년 2월 10일

레이디가가와 맥주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책장조립하던날


2017년 2월 16일

첫차 타고 공항 가는 길은 이래서 잘 수가 없다. @가덕도


2017년 2월 20일

이사는 했지만 나는 내가 자주 가던 정든 영화관에 자주 갈 거야! ...는 개뿔. 체인 영화관에 정이 어딨나. 거주지가 달라지면 생활 반경도 달라진다는 당연한 사실을 즐거이 받아들이며 IFC몰 첫 진출!


2017년 2월 21일

그래서 번역 언제 시작하나요? 아 내가 왜 떨리고 난리... #AIvs인간번역가


2017년 2월 28일

티비를 보는데 양순이가 같이 보고 있었다. 내 인생 첫 개인 티비 협찬 감사합니다 운도리님 


2017년 3월 2일

중요한 자리. #오지남편소개받는자리


2017년 3월 7일

로망의 실현 #책장옆에맥주칸


2017년 3월 9일

널찍한 책상을 사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그런 날. 2년 만에 다시 만난 두 구직자는 오늘도 자신들의 속도로 하루 몫의 용기를 냈다고 한다. #연두르랑이력서정리한날


2017년 3월 9일

집순이의 favorite corner of her room. 근데 집순이 영어로 뭐라고 하지...? 껄껄 요즘 올리는 사진마다 다 집에서 찍은 거 같은 기분이 든다. #홈바디...homebody


2017년 3월 9일

작정하고 산으로 가는 매기스 플랜을 이웃주민 운도리와 낄낄거리며 본 후, 꿍쳐놨던 잭다니엘이랑 옛애인한테 선물받은(...) 하와이 꿀로 야매 핫토디를 만들어 홀짝이면서 오늘 선물로 받은 의미심장한 제목의 책을 읽으려고 알라와 함께 소파에 앉았다. 아 집구석 너무 행복하다. 끄앙. #명치나맞지않으면다행이지


2017년 3월 10일

탄핵을 remove from office 라고 하는구나 ㅋㅋㅋㅋ ("A South Korean court has removed President Park Geun-hye from office, a decision that could reshape the strategic landscape in Asia.") 



2017년 3월 11일

남쪽 동네에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거제칠천도


2017년 3월 13일

내 미감을 거스르는 싸구려 취향으로 꾸며진 섬이었지만 (심지어 동백꽃은 끝물이고 수국은 안 피어서 민둥민둥했다) 그래도 바다는 아름답지 않을 때가 없다. 애인과 또 한 쌍의 노년 커플처럼 바다나 보면서 터벅터벅 걸었던 섬. @장사도 #Y


2017년 3월 14일

어제 맥주랑 같이 들고 침대에서 퍼묵하던 신상 오!감자. 저 아저씨 닭 코스튬 입힌 디자이너 취향이 매우 의심스러운 가운데, 그런 잠옷을 입고 자다니 니가 서울에서 매우 건전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을 내 잘 알겠다 소리를 들은 어마어마한 땡땡이 디자인 수면바지와 수면양말이 찬조 출연함. 오늘은 지하철역에서 웹드라마를 만드는데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며 다가온 사람을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몇 마디 나누었는데 그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나 자신/신/가족/애인 중 누군가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면 누구를 원하냐"고 물었고 나는 진심으로 누구의 생각도 궁금하지 않아서 한참 머리를 굴리다 겨우 나 자신이라고 대답했다. 신의 생각을 알아 뭐하나요 라고 했다가 무신론자냐는 질문을 들었고 (참고로 아니다), 가족도 애인도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면 너무 끔찍할 것 같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나 좀 잘 알 수 있으면 좋겠네요. ~_~


2017년 3월 14일

애인이 tian de légumes 이라며 만들어 준 주말 저녁. 구글링해보니 대략 모듬채소오븐구이 정도 될 것 같다. 나는 조만간 오븐에 소금을 소금소금 후추를 후추후추 해서 넣으면 뭐든 맛있어진다는 강력한 신념을(를) 획득하게 될 것 같다. / 공덕 이사와서 정말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아쉬운 건 지하철 탑승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서 지하철에서 책을 읽을 수가 없다. 한 번 타면 10분 내에 어디든 갈 수 있어... 김포공항도 15분이면 갈 수 있어... ㅎ ㅏ 나 너무 좋아서 현기증. 아쉽기는 뭐가 아쉬워여!!! 책은 우리 알라랑 읽으면 되지!! 안암 촌동네 뭐 좋다고 그렇게 오래 살았나 모르겠다 ^.~ 도심 최고다 깔깔!! / 인스타에 오늘따라 주절주절 쓰는 걸 보니 내가 심심한가부다 ㅋㅋㅋ


2017년 3월 15일

아일랜드에서 날아온 친구의 집 구하기를 도와주려고 나와서 기다리는 중에 (아직 폰 개통을 안 해서 올드스쿨로 몇 시에 어디서 만나자!라고 약속을 잡아서 오히려 신선한 참이다) 시간이 떠서 다이어리 정리를 했다. 3월이 되었으니 이제 좀 본격적으로 움직여보자고 다짐한 후 교수님을 찾아 뵙고 옛직장에서 선배와 동기와 후배와 옛직장동료들을 만나고 집들이와 스터디를 각각 세 번 했으며, 대략 반년은 미뤄오던(...) 링크드인 업데이트를 했고 애인 보러 거제도도 다녀왔다. 바빴네 바빴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기분이다. 봄이 오고 있으니까 또 움직여 봐야지! 


2017년 3월 16일

요즘 불안한 가운데서도 세상이 자주 아름다워 보이고 마음이 넉넉하다 했더니 그건 그냥 다 잘 쉬어서 그랬던 것 뿐인 게다. 일 시작하려고 시동 거는 연락을 좀 했더니 금세 뒷목 잡고 싶어짐...^_^ 아 이 빡침의 감각... 맞아 이거였지...ㅋㅋㅋㅋ


2017년 3월 19일

부산에서 미리 생일 축하를 하고 당일은 애인과 보내려고 가려는데... ㅇ ㅏ 주말에는 버스표가 매진이 되고 막 그르눈구놔...?! 아무 생각없이 왔다가 2시간 시간 때우게 생겼다. 부디 선물로 받은 책이라도 재미있길... @사상역 #자유로울것 


2017년 3월 22일

스케줄 꼬인 자는 갑질에 신음하며 서울로... 참고로 버스터미널에서 읽은 책은 매우 시원시원하게 잘 읽히는 에세이였다. #예민해도괜찮아 #맞아이때갑질쩔게당해서부산거제서울거제난리도아니었지


2017년 3월 24일

3개월 신나게 놀고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이틀만에 머리에서 김이 난다^.^!! 훠우!!! 그리고 퇴근 후 침대에 누워 Please Like Me 보면서 쉬고 있는데 극중에 전화 와서 아이폰 벨소리 울리니까 경기할 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년 3월 24일

또다시 야매 핫토디를 만들어 마시며 알라를 끌어안고 바닥소파에 앉아 폰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으니 이렇게 기분이 째질 수가 없어서 애인에게 "여기가 파라다이스다!" 했더니 "나 없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하는데 ...당연히 매우 그럴 수 있고 말고. 다른 종류의 파라다이스인 것이제! 사진은 어느 점심에 만들어 먹은 토스트고 사실 오늘 저녁은 밥통에 남은 밥으로 만든 김치볶음밥에 찌개 끓여먹고 남은 두부를 굽고 소시지도 굽고 깻잎무침 밑반찬 꺼내서 소울푸드로 먹어주셨다. 역시 심신안정에는 집밥과 집술이다. 그리고 심심할 때 인스타를 끼얹는 것! 완벽한 금요일 저녁 공덕동 파라다이스 되시겠다.


2017년 3월 29일

미팅룸에 누군가 들어와서 "Finally!" 라고 말하며 반기고 싶었는데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드디얼리!"였다... 엄... 가끔 뇌가 꼬일 때가 있는 법...


2017년 4월 2일

남녘에는 봄바람이 #진해벚꽃놀이


2017년 4월 5일

일을 하고는 있는데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돈은 벌어야 하니까, 그런 마음 말고 좀 더 스스로 집중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할 수 있나. 작년 이맘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행복해졌는데 그랬더니 이제 더 큰 행복을 바라게 된 걸까.


2017년 4월 6일

어제 비바람을 헤치고 꾸역꾸역 나가서 네일 케어 받고 온 덕분에 점심시간 반납하고 번역을 해도 기분이 조...좋나? 아 간만에 재밌는 번역인데 너무 많아서 딴짓하고 싶고 맛있는 커피가 정말정말 마시고 싶다ㅏㅏㅏㅏ 근데 내 손 왤케 노인손 같구 난리(...) #거제첫네일케어


2017년 4월 7일

2주만에 집에 들어온 순간 너무 좋아서 환호성을 내질렀다. 아 우리집 짱 좋다... 엉엉... 너무 죠와서 점심은 분맥으로. 으아아아 주말이다아아아아!! #떡순김맥


2017년 4월 13일

출장 다녀와서 저녁에 와인 한 잔 곁들였다가 거의 침대에 빨려들어가듯이 잠들었는데 3시에 깼다. 아 정말 세수만 하고 다시 자고 싶은데 꾸역꾸역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지만 어쩜 이렇게 일하기가 싫냐... (그야 3시니까 그렇겠져.) 해서 1시간 동안 딴짓하다가 (그 시간에 잠이나 자지 대체 왜.) 인스타까지 하고 나면 더 할 게 없어서 일을 하지 않을까 하고 오늘 일기 적어봄. 첫 국내 출장의 백미는 일 자체가 아니라 맥도날드 버거를 조수석에서 먹은 것과 (다만 그릴드 머쉬룸 버거 먹었는데 내 취향 아니었음) 시속 120km를 밟으면서 70km 정도로 가는 느낌 주신 프로 운전사님이었다. 간만에 내가 들은 것이 지금 뭔 단언가 추측도 할 수 없는 단어가 나와주셔서 신선했고 (...공부하자) 아직도 내 통역은 멀었구나 싶고 (......공부하자) 클라이언트가 세심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때도 부당하다며 짜증내거나 자포자기하기 전에 내가 먼저 챙길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챙기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래 내가 내 가족도 만족스럽게 못 챙기는데 클라이언트가 왜 날 챙겨.ㅋㅋㅋㅋㅋㅋ 오늘 저녁은 프랑스인 할아버지랑 먹었는데 피곤하다고 하고 대충 먹고 기절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같이 먹길 잘 했다. 하루 한 끼 인간답게 살가운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은 것만으로 하루의 많은 부분이 좋은 기억으로 덧칠되었다. 그리고 이경민 보고 있냐. 지금 베개와 천장 나오는데 니 생각난다 야. 근데 에티엔이 한우 어쩌고 하는 노래는 제목이 뭐였지? 아아 이제 일해도 될 거 같다. 깔깔!!!


2017년 4월 22일

일인용 소파에서 알라 끌어안고 책을 읽다가 출출해져서, 정작 저녁 먹을 때는 남은 김치찌개나 데워먹었으면서 야식에는 부지런을 떨며 토마토와 가지를 썰어 오븐에 굽고 프로슈토를 같이 내었다. (프로슈토...는 뜨신 오븐용기에 다시는 올리지 않는 것으로 한다.) 완전 와인 안주지만 오늘은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아서 대신 마시던 홍차에 따뜻한 물만 좀 더 부어 옆에 끼고 다시 앉았다. 제목만 보고 "사라지는 번역자들"이라는 책을 사왔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인데다 아주 재밌다. (기계번역으로 사라지는 번역자들을 상상했다면 전혀 다른 내용이다. 그래 그게 내 예상이었다...) 출출할 때 냉장고를 뒤져서 뭔가 만들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오래도록 몰랐다. 그게 가능하려면 그 공간에는 생활이 있어야 하고, 그 생활에도 냉장고에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 즉흥을 허락하는 여유. 즉흥이 깃들 시간. 그게 귀한 것임을 느끼는 한 달, 그리고 한 주였다.


2017년 5월 1일

어느 모로 보나 어린 시절 많이 보던 친숙한 시골길을 달려 해변에 도착해서는 곤트란쉐리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스크래블을 하고, 와인을 곁들여 양고기 요리를 배불리 먹은 다음 날 아침에는 촌스럽기 짝이 없는 진보랏빛 커튼을 단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는 어딘가 익숙한데 어딘가 굉장히 낯선 그런 일상.


2017년 5월 2일

왜 문법 실수는 번역하고 다시 읽어볼 때까지도 보이지 않는가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 만들고 싶다... ㅇ ㅏㅏ... 왜 나는 옳게 써놓고 어 내가 왜 이렇게 썼지 하며 의기양양하게 고치고는 보낸 다음 어 내가 왜 그런 뻘생각을 했지 원래 쓴 게 맞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앉아 있는가! 그 순간 잘못된 판단을 너무나 뻔뻔하게 내리는 내 뇌 몰까!!! 엉엉!!!! 굳이 다시 메일 보내서 고치기엔 너무 사소한데 내 마음은 너무 찜찜한 실수를 잠들기 전에 깨닫고 이불킥하다가 인스타에라도 풀어보았음. 분명히 나와 같은 병을 앓는 사람이 많을 거야 암 그렇고말고.


2017년 5월 4일

후어 진심 산 넘어서 사전투표 하고 왔다! 아 더웤ㅋㅋㅋㅋㅋ 9일에 하려면 산만 넘는 게 아니라 물도 건너야 할 거 같아서 얼른 다녀옴. 살면서 옥포에서 투표할 날이 다 올 줄 알았겠냐며...


2017년 5월 8일

지난 주 내 이동경로: 서울-옥포-부산-진주(-삼천포)-부산-지금 다시 옥포. 수요일에 다시 서울 올라갈 예정인데 이동은 나의 삶이고 캐리어는 나의 집이어라... 어버이날 기념으로 엄빠집과 할머니댁 두 군데를 다 돌았더니 뭔가 뿌듯하다.


2017년 5월 8일

최근 힘든 일을 겪은 애인을 위해 내 힘으로 만든 creamy spinach salmon 요리! 엄청 맛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감자가 황금빛이 돌게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음. 먼저 익힐 때 다 익히지 말고 버터를 많이 발라줘야 했나...? 아무튼 맛은 매우 훌륭했다! 성공적! 이 영광을 레시피 공유해 준 패션킴 언니에게 돌립니다 후후. 자 그럼 저는 이만 일하러... 

@패션킴언니 꺄 명라니 넘 귀여웡!!!! 감자는 버터 바르고 마지막에 온도 높여서 호일 벗기고 바짝 하면 갈색 돼!ㅋㅋ


2017년 5월 10일

1) 모종의 이유로 이번 주 일을 안 하고 쉬고 있는데 덕분에 애인이 힘든 시기에 집에 돌아올 때 반겨줄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

2) 그 힘든 시기 탓인지 뭔지 정확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등 통증을 호소하며 반차 쓰고 귀가한 애인과 급 점심데이트를 즐긴 오늘. 여러분 옥포에 이렇게 맛있는 걸 팔고 그럽니다. 그리고 평일 낮에 돌아다니면 길에 외국인 여성 비율이 60프로는 되는 것 같음. 

3) 어제 개표방송 만큼은 서울집에서 운도리랑 맥주 까고 수다 떨면서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애인이 꽤 열심히 같이 봐 줬는데 기억에 남는 건 우선 본격 개표 들어가기 전에 BBC에서 한국 선거 동향 분석을 베이징에 있는 백인 리포터 연결해서 전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웃겼고(...베이징???ㅋㅋㅋ), 오늘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SBS 개표방송 우리도 이리저리 돌리면서 가끔 웃긴 거 나올 때 봤는데 애가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했다ㅋㅋㅋㅋ 아무튼 생각보다 투표율이 낮았고 심상정 득표율도 낮았고 홍 득표율이 너무 높아서 내가 설명해주면서도 화가 나긴 했지만(...하)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응원합니다.

4) 오늘 애인과 문제의 통증으로 한의원에 침 맞으러 갔는데, 초진이라 질문지를 작성해야 했다. 쭉 잘 적어내려가던 애인이 어? 나 여기 싱글이라고 적어야겠네~ 라고 해서 뭔 소린가 봤는데 marital status 쓰는 칸에 married, single, divorced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프랑스에선 선택지가 더 있었을 거라고 했다. 이런 작은 거에서부터 선택지를 더 만들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로, 한국도 변해가길 잠시 소망했다. 

5) 엄마는 예전에 내가 페이스북에 애인 얘기를 올리는 걸 싫어했다. 너무 구구절절이 그 이유를 쓰기는 싫지만, 그와는 별개로 나도 몇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겪고 보니 사진 올리고 지우고 하는 게 곤란하고 귀찮아서 안 올리게 됐다. 하지만 요즘은 인스타에 이렇게 올린다. 어쩌겠는가 조디-가 근질근질해서. 위에서 구구절절한 이유라고 한 엄마의 논리에 따르면 여기에 애인 얘기를 쓰는 것도 현명한 행동은 아니라지만 나는 참으로 알 바가 아니다. 나도 때로는 생각한다. 나중에 이런 얘기를 보며 내 마음이 아파지는 순간이 오면 너무 슬프겠다고. 그렇지만 그렇다고 지금 내 생활에 중요한 사람 얘기를 일부러 단속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지금은 지금. 나는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고 어떤 후회도 없을 것이다. 

6) 그래서 인스타가 좋으냐 하면... 사실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내가 아는 사람, 알 만한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까지 추천인으로 뜨게 한 이후로는 애증 수준이 되어버렸다. 일부러 페북 연동도 안 했는데 내가 나인 걸 너무 잘 알아주신 것이져... 왜 그래 대체...^^ 처음 인스타에 넘어왔을 때와는 이 앱의 지향점 자체도 좀 달라진 듯하고 그에 맞춰 나도 사용 습관을 달리 하고 있지만 그게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으 미투데이가 다시 돌아 왔으면 좋겠다...


2017년 5월 11일

바다가 파랗다고들 하지만 물가를 늘 가까이하는 사람은 안다.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여름 초입 높게 뜬 아침해 아래 오늘의 바다는 황홀한 연보랏빛이었다.


2017년 5월 15일

지우의 생일을 축하했다. 양재천을 걸었다. 하늘이 파랬다. @뀌송82


2017년 5월 15일

방송의 힘이란... 다음에는 고기를 좀 덜 넣고 소스와 대파는 더 넉넉하게 넣고 팽이버섯은 마지막에 넣겠다! #윤식당레시피따라잡기


2017년 5월 17일

새신발 장만! 작년에도 딱 이맘때 새신 사진을 올렸는데 한 해 훌쩍 갔구나. 새신을 받았지만 신고 나갈 곳이 없었던 번역노동자는 일부러 장을 보러 나갔다 한다... 아 근데 오늘은 번역노동보다 노트북으로 인형 눈깔 붙이는 게 더 되다... 워메!


2017년 5월 29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 보려고 한다. #소년이온다


2017년 5월 31일

일은 해야겠고 옆집은 맹렬하게 공사 중이고...😱 가장 만만한 스타벅스로 도피! 애인이 살고 있는 레지던스가 업계 불황으로 장기 거주자 유입이 줄어들자 리모델링 후 단기 숙박객을 받을 모양이다. 공사 소리를 듣고 있자면 몰락의 한가운데 서서 이별을 망치질 당하는 기분이 든다. 굉장히 엿같다.


2017년 6월 7일

여기저기서 일터랍시고 사진을 올렸더니 가끔 요즘 뭐 하냐는 질문을 받는다. 프로젝트 중이에요. 사무실에서 일할 때도 있습니다! 이미 이고 지고 다니는 게 많아서 키보드는 생략! ...은 일할라고 시동걸다가 올려봄. 흑 저녁에 일하기 싫다


2017년 6월 8일

녹색 파도가 치는 순천만


2017년 6월 8일

타로 상담 받으며 눈물을 쏙 빼고(...) 운도리와 맛있는 맥주를 마시자!며 찾아간 맥파이. 신상 맥주가 꾸준히 맛있고 언제 가도 직원분들이 존재감 넘친다.


2017년 6월 11일

지난 주에 Young Jean Lee의 용비어천가를 보고 음... 작품은 좋은 게 맞는데 연출이 잘못된 건가 왜 이렇게 안 와닿나 고민에 빠졌었다. 이게 의도한 관객층과 의도한 인종 캐스팅에서 벗어나 이루어지는 인종 풍자 연극의 한계인가, 하며. 그리고 오늘 In-sook Chappell의 이건 로맨스가 아니야를 보고는... 아 이건 공연 되는 언어의 방해가 있는 건 확실한데 연기가 몰입이 안 되는 건가 극작 자체가 너무 통속적인 건가, 아무튼 보기가 매우 괴로웠다. 몇 시간 안 되는 내 짧은 주말에 별로인 연극을 본 게 너무 아쉬워서 서울로테라스 코요테살룬에서 맛있는 맥주라도 마시자며 자리를 잡고 앉아서 지난 한 달 치 스케줄러를 정리했다. 아주 사소한 것들, 누구와 어떻게 산책을 했고 어떤 점심을 먹었는지 같은 것들을 칸마다 채워넣으며 이미 뚜렷하지 않게 뒤섞인 시간을 건져내고 빗질 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해 왔음을 기억했다. 아주 가끔 꺼내보는 시간을 위해, 사실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아진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내일의 나를 위해, 기억하지 않아도 그만인 오늘의 나를 위해 스케줄러를 채우며 오늘도 참으로 의미가 없지만 고마운 하루를 살았구나 술김에 생각했다.


2017년 6월 16일

Guess who's here!! 😆 으어 오늘 서울 무시무시하게 덥구마!! #지윤짱이랑열빈에서중국음식먹은날


2017년 6월 18일

하수구 요정과 그의 절친한 친구 수박키위바선생, 그리고 그걸 찍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 #오지심양운도리


2017년 6월 19일

니하오복고 레시피로 만들어 본 가지구이 카오치에즈와 냉장고 뽀개기용 팽이버섯계란전. 어제는 간만에 만화방에 갔는데 어제 뭐 먹었어?가 보고 싶더라. (요시나가 후미 워낙 좋아해서 몇 권 봤지만 너무 레시피 위주라 한참 안 봤는데.) 요리라는 새로운 땅을 발견하고 있는 요즘이다. 


2017년 6월 21일

오지 덕분에 책장이 증식했다!


2017년 7월 10일

You always make me smile @블랙골드


2017년 7월 11일

어느 날의 내 취향 강요하는 밥상... 아니고 술상. 세상에 불만 많은 두 여자가 점심 먹던 날. #언경쓰랑집들이

jaimkim_0207나 셀레스테 저 와인 너무조아 ㅋㅋ


2017년 7월 12일

Pre-holiday beautification #guesswhereimgoing


2017년 7월 18일

ㅎ ㅏ 통역사에게 가장 요긴한 자질은 결국 말을 빨리 하는 능력이 아닐까??? 아 누가 내 영어 속도 좀 올려줘요... 엉엉... 그 와중에 표현도 너무 구려... 누가 한 단어 있는데 세 단어짜리 숙어 쓰면서 통역하래 엉엉... 징징... 


2017년 7월 22일

Off to Hawaiiiiiii


2017년 8월 4일

Such a humbling experience to see the clouds moving from 3,055m above sea level @할레아칼라국립공원


2017년 8월 8일

Back in Korea, full of Hawaiian swag


2017년 8월 13일

Back in Geoje, strolling by the beach in the wind and (totally unexpected) rain ... and with my boyfriend telling me to caption this pic Geoje swag @와현해수욕장


2017년 8월 16일

탄두리 파우더에 그릭 요거트를 섞고 요래조래 간을 한 후 연어에 발라 익히면 누구든 맛을 보면 이 렇 게~ 그리고 오븐에 구운 당근 정말 맛있다. 후후. 하와이 사진 정리 중인데 그것도 일이랍시고 이렇게 딴짓이 하고 싶어지는 나란 인간... pro procrastinator...


2017년 8월 17일

오늘 자 부산행 뷰. 버스 안인데 어디에서 무척 진하고 향기로운 커피 냄새가 자꾸 나서 대체 누가 이런 커피를 이 시간에 들고 탔나, 집에서 내려서 보온병에 담아온 건가 부러워 죽겠네 했는데 알고 보니 엄마 선물로 하와이에서 사 온 마우이산 커피콩 냄새가 새어나온 거였다. 우앙 내 커피 냄새였단 말이야! 집 도착하면 나도 한 잔 내려달라고 해야지. 기대된다!


2017년 8월 24일

Working by the Windows


2017년 8월 28일

핸드앤애플 사이더 테이스팅 데이 갔다가 간만에,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시공간이동을 경험한 두 친구는 한껏 신이 나서 택시를 못 잡고 한 시간을 걸어도 희희낙락했다. 이렇게 좋은 걸 어떻게 두고 가냐고, 사랑고백도 들렸다는 후문이 있다.


2017년 8월 31일

아기상어 뚜뚜루뚜뚜 귀여운 뚜뚜루뚜뚜 위스키속 뚜뚜루뚜뚜 아기상어 🎶🎶 바다 동물 모양 실리콘 얼음틀을 선물받았는데 위스키 마실 때마다 기분이 늠나 조타 


2017년 9월 4일

주말에 훌쩍 떠난 경주 여행. 때로는 슬픔에 버둥거리는 듯하다가도 때로는 비밀스레 후련한, 그런 나날. @경주노워즈


2017년 9월 6일

애인네 집 수영장에서 빈둥빈둥 하던 게 겨우 이틀 전인데 이미 피곤 지수가 임계치에 다다른 듯한 이 느낌 뭐죠... 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니 4시반에 일어나서 일하고 7시에 출근하고 빗속에 바깥을 휘젓고 다닌 뒤 꽉 막힌 길로 퇴근해서 2시간 더 일했으니 오늘은 이제 피곤할 때가 된 게 맞는 걸로. 이제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며칠 안 남은 애인과의 저녁 위스키의 품으로.


2017년 9월 10일

안녕 나는 보노보노야 이 수영장은 내 키보다 수심이 낮은 데가 없어서 누워서 쉬어야 하지 올여름 태닝 미션은 대성공했어 이제 부산 가서 부모님만 놀래키면 돼


2017년 9월 11일

부모님이 이사를 했고 나는 전망 좋은 일요일 일터를 얻었다.


2017년 9월 16일

슬픔이 나를 가득 메워 언제나 몸 한 구석에 찰랑이는 물주머니를 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침대에 누우면 등이 견딜 수 없이 시려와서 누가 내 등을 조금 안아줬으면, 그렇게 소리내어 읊기도 했다. 당신을 만나 내가 배운 한 가지가 있다면 그 시린 한기를 줄곧 짊어지고 살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었다. 단지 당신이 감싸고 있어서가 아니라 충분히 안전하기에, 내 등은 더 이상 시리지 않았고- 이제 당신이 없이도 나는 그 등 시린 시절로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 


2017년 9월 18일

친구가 인스타에 노래를 올렸다. 가사가 끌려서 냉큼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가, 언젠가 애인과 함께 들은 노래임을 기억해냈다. 그 후 어느날 애인과 저녁을 먹다 친구가 추천해준 노래라며 그 노래를 틀었고, 애인은 그 노래, 자기 직장 동료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 우리가 그 노래를 같이 듣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친구와 길을 걷다가, 내가 그 노래를 찾아 들었다는 이야기를 건넸고 친구는 그 노래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그 때의 애인과 그 노래를 즐겨 들었노라 전해주었다. 이 노래가 언제 유행을 하기도 했구나, 라는 것을 나는 그 때 처음 알았고, 그렇게 한 시절의 유행가는 몇 년이 지난 어느날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 천연덕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2017년 9월 28일

야닉이 프랑스로 돌아갔다. 겨우 이 몇 글자를 쓰는데도 눈물이 맺혀온다.

아주 잘 지내고 있긴 하지만 나는 아주 깊은 내상을 입었다.

누구를 만나서 어떤 말을 해도 공허할 뿐이고, 물 만난 듯 이어지고 있는 내 일상에서도 좀처럼 의미를 찾기 어렵다.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다. 다만 아주, 아주 건조하게 느껴질 뿐. 

무언가를 계획할 열정도, 무언가를 갈망할 이유도 없는 요즘. 

매일 밤 ASMR을 듣는다. 그가 있을 때는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의견을 조율할 필요 없이 영화를 고르고, 자막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그와는 보지 않았을 영화를 골라서 본다. 예-전 언젠가 연인과 헤어졌을 때 그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잊고 지냈던 나의 취향, 취미를 다시 발굴하며 즐거워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하지만 왠지 이번에는 그다지 즐겁지도 통쾌하지도 않다.

나는 어떤 소중한 것을 잃었다. 

괜찮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나는 적절한 양의 일과, 적절한 양의 만남과, 적절한 양의 개인 시간, 적절한 양의 산책과 적절한 양의 게으름을 즐기고 있다. 적절하지 않을 이유가 사라졌기에.

그래서, 도무지 괜찮은 것 같지도 않다.

그 경계를 찾는 일조차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2017년 10월 10일

몇 주 전에 A4 종이 쪼가리 하나에 몇 단어 안 적혀있는 표 번역을 급히 볼펜으로 해서 준 적이 있었다. 한>영이었고, 양이야 적었지만 정말 듣도보도 못한 단어들이라 열심히 찾아서 줬는데... 그때 왠지 그걸 그냥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스쳤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급해서 그냥 넘기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받은 영>한 번역에 내가 넘긴 바로 그 단어들이 콕콕 박혀있는 것을 보았고...^^ 한국어 단어가 곧 죽어도 생각 안 날 특이한 것들이었기에 나는 다시 검색질을 하고 있다. 오... 너는 glossary 작성을 소중히 하지 않았지...


2017년 10월 12일

멍란 은(는) 넘나 훌륭한 일터를 발굴했다! @성영태커피하우스


2017년 10월 16일

개와 함께한 역사적 주말 1: 셀렙견 따봉 드디어 알현하다

개와 함께한 역사적 주말 2: 삼치가 콧구멍 속까지 핥핥


2017년 10월 22일

If I had known this would be the only photo left of a night out, I would've put a little more effort into it... Oh well.


2017년 10월 27일

재택의 날, 일할 맛 나는구만. 어제 배달 온 커피콩 갈아서 커피 내리고 땅고 음악 들으면서 워밍업 완료!


2017년 10월 29일

1시간반 걸려서 라라관으로 향하는 힘찬 발걸음


2017년 10월 31일

파워이동러 오늘은 전주로! 최근 해리포터 영화를 정주행하고 나서 책을 다시 읽는데 매우x20 재밌다. 읽다가 웃긴 묘사가 많아서 자주 피식피식함 ㅋㅋㅋ 2권인 비밀의 방은 2003년에 시드니에서 산 책인데 그때 중학생이었던 나, 1권을 영어로 다 읽고 의기양양해서 2권을 거기서 샀다가 왠지 잘 안 읽혀서 영국판이라 그른가아...? 라며 합리화하고 걍 처박아놨음ㅋㅋㅋ 다시 읽어보니 딱히 1권보다 더 어려울 것도 없구만 그냥 영어책 읽기가 질렸던 거겠제 ㅋㅋㅋ 이번 기회에 7권까지 다 이어서 읽어 봐야지.


2017년 10월 31일

나는 내게 있었던 일들을, 내가 살아온 날들을 솜씨 좋게 요약하지 못한다. 요즘 부쩍, 요약이 필요한 사이라면 요약조차 알지 못해도 그만이지 않냐고 생각하는 따름이다. ...라고 요약의 정수인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2017년의 현대인


2017년 11월 1일

어디를 가도 내가 원하는 걸 찾아내는 능력 @진주도가


2017년 11월 1일

길 걷다가 맛있어 보여서 들어왔는데 역시 맛있는 커피가 나왔다. 게다가 식탁보는 이렇게 딱 내가 좋아하는 색깔에 선곡은 재즈라니. 완벽한 아침이로군. (시간은 점심이지만...) @광커피


2017년 11월 2일

전주의 가을, 덕진공원과 경기전


2017년 11월 2일

이런 구석의 낮은 자리 정말 좋다! 그래서 집에도 구석에 좌식 소파를 놨는데 이 의자가 더 편하네... 탐나는군... 저 검은 캐리어 끌고 다닌지 정말 오래 됐는데 바퀴가 (네 개가 아니라) 두 개 밖에 없어서 불편하지만 나랑 비행기 100번 이상 타고 같이 간 나라만 해도 15개국은 족히 되며 국내 여행도 언제나 함께한 녀석이라 차마 못 버리겠다. 그냥 10년 채울까...?


2017년 11월 5일

Got a new haircut for the winter


2017년 11월 6일

이력서 읍데이트 힘들드... 뜬짓 흐그 싶드...


2017년 11월 7일

은행잎이 쏟아지는 이 길을 산책할 때만 해도 이번 주가 이렇게 카오스일 줄 몰랐지...


2017년 11월 18일

주중에 거제에서 혼자 섞어국밥 한사바리 하면서 아 이건 쏘준데... 딱 2잔만 마시면 좋겠는데...를 15번 생각했지만 차마 시장통 국밥집에서 혼자 소주 마시는 사람 되기 싫어서 참았는데 서울 오자마자 드림스컴트루! 공덕 자매님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22일

팀 디너에서 마신 술로는 감질나서 원! 내일 8시 출근 기념 한 잔 더 하고 자야겠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부터 밀회에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중. 유아인 다시 봤다... 뭘 하는진 모르겠지만 때로 즐겁게 때로 바쁘게 살고 있고, 보고 싶은 사람이 많지만 대부분은 마음에만 품은 채로 보내는 겨울 초입. 사실 아무것도 숨길 생각은 없고 나는 꽤나 단순한데 매사에 그렇게 임하기에는 제약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요구하지 않은 솔직함 같은 거 아무도 달가워하지 않을 거잖아.


2017년 11월 27일

와인 들어가는 레시피의 장점은 50ml 필요하단 핑계로 한 병을 사서 마시면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11월 29일

파리 갈 때 앨범 만들어서 들고 가려고 하와이 여행 사진을 추리다가 허브티로는 너무 아쉬워서 결국 라가불린을 따랐구먼. 요즘 나의 화두는 선택, 결심. 이렇게 적어놓으니 거창해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적용해서 생각하는 실례는 사소하기 그지없는 것뿐이다. 그저 지금 저지르고 싶으면 저지르고, 지금 도망가고 싶으면 도망가고 그렇게 살아왔고 그게 맞는 줄 알았다. 짐짓 오래 고민했던 일들도 결국은 네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지. 마음의 소리라는 게 얼마나 보잘것없고 쉽게 변하고 외부 영향에 취약한지 알면서. 그냥 닥치는 대로 벌어지는 대로 살 게 아니라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지키기로 매순간 결심하면서 살아야 되는 거구나, 그런 생각을 이제야 하고 있다. ...라지만 한국에 남기로 선택한 주제에 미련 넘치는 파리행 또한 선택한 이 사람은 머리가 또다시 복잡하다. 휴가 이후에 또 큰 백지가 놓여있는 상태로, 불안에 떨면서, 휴가의 달콤함에 한 발짝씩 꾸준히 다가가고 있다. 그 전까지 평정을 유지하는 것을 알량한 결심이랍시고 하고서.


2017년 12월 14일

At that age when what you do doesn’t change much wherever you are cuz you know what you like @ Willi's Wine Bar


2017년 12월 18일

A very French breakfast with freshly baked bread, bouyguette cheese and fresh tapenade from local market!


2017년 12월 18일

Local market with Christmas vibes


2017년 12월 18일

En route to London! To my surprise, Eurostar now has free wifi onboard, well, supposedly. You don’t call it a wifi when it takes 1 min to load a page, Europe!


2017년 12월 20일

웨스트엔드는 6년 만이고 브로드웨이도 벌써 다녀온 지 2년 됐는데 이번에 와보니... 요즘은 프로그램 말고 스크립트도 판다! (예전에도 파는 걸 본 적은 있지만 흔치 않았는데?) 최근에 자리만 차지하고 다시는 열어보지 않는 프로그램들 대량으로 갖다버리면서 앞으론 되도록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스크립트면 책이니까 사도 돼...라며 또 사부렀다...*^^* 호호. 그리고 그리워 마지않던 극장 바 문화! (...라고 하기엔 같이 나눌 사람이 없어서 남들 소셜라이징 하는 거 구경하며 술만 마셨지만) 넘나 신났다. 극 시작하기 전까지. 하지만 극 자체는 참으로 참신한 구석이라곤 없었다. 그래 늙은 남자랑 덜 늙은 여자랑 붙여놓는 낡아빠진 설정을 눈감아준다 치자. 그놈의 불확정성의 원리 이름만 갖다 쓴다고 뭐 갑자기 극이 심오해지나. 등장인물이 땅고랍시고 우스꽝스러운 춤 몇 소절 추면 관계가 갑자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냐고. 제발 어느 순간에는 나아지길 바라면서 인내심을 갖고 앉아 있었지만 끝까지 구려서, 씁쓸하게 런던에서의 첫 날을 마무리했다.


2017년 12월 20일

반면, 이 훌륭한 새 뮤지컬을 보라!!! 대흥분!!! ...을 하며 돌아오긴 했지만 다시 곱씹어보면 매우 단순한 플롯에, 여느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2막에 힘이 떨어져서 늘어지고, 넘버 간 조화가 약한 면도 있는데 그 모든 아쉬운 점을 캐릭터로 다 끌고 간다! 배우들 한 명 한 명 다 호연!! 그 중에서도 제이미 역의 John McCrea 단연 압권! (그리고 엄마도 그리고 레이도 그리고 프리티도 그리고 제이미 친구들도 전부!) 시종일관 말장난과 농담에 빵빵 터지고 인물들에게서 쏟아져나오는 매력에 허우적대다보면 어느새 흥이 잔뜩 오른 채 극장을 나설 수 있는 깔끔한 엔터테인먼트다! #everybodystalkingaboutjamie


2017년 12월 21일

또 다른 선방! 영민한 극작, 스릴감을 잘 살린 연출, 설득력 있는 연기까지. 대작은 못 되어도 자기 위치의 최선을 보여준 좋은 연극이었다. 하필 배경이 파리라 (주인공 커플이 고향에서 uprooted 된 상태이기만 하면 장소는 크게 중요하진 않아 보이지만) 이번 여행과도 왠지 잘 어울렸고! 돌아가면 벨빌 쪽 가봐야지. 극장 분위기도 깔끔하고 자리도 넓고 (덕분에 와인도 들고 들어갔다!) 여러모로 매우 만족. 첫 날 연극이 구태의연하고 게으른 작품이라 실망이 컸는데 이틀 간 만회해서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런던에 며칠 더 머물면서 연극만 주구장창 보면 좋겠다. 보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유로스타 타러... 런던 정말 반가웠어, 안녕!


2017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디너: 전채로는 basil tapenade와 anchoiade를 얹은 바게트에 식전주로 위스키, 프랑스에 왔으니까 달팽이!, 메인은 커리 소스를 얹은 왕새우와 토마토 주키니 볶음에 mache 샐러드, 디저트는 쪼꼬미 buchette de noel (그리고 둘이 해도 웃기지만 같이 할 친구가 넘나 필요한 Cards Against Huma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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